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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야기꾼이다. 평소와는 다른 이야기라 이건 또 뭘까라고 생각은 했는데, 역시 그것은 기우였다. 더군다나 이 소설은 2012년 '중앙 공론 문예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어렸을때부터 책읽기를 무척이나 싫어했다며, 그래서인지 작품을 쓸때 중간에 내던지지 않고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한다는 말처럼 그의 작품은 한번 잡으면 좀처럼 놓기 힘든 건 사실이다. 아마도 작가의 뜻이 그렇기에 독자들을 사로잡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의 < 흑소소설 >은 내게 좀 맞지 않는 것 같긴 하지만 어쨌든 그의 작품은 다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워낙에 다작을 하시는 분이기에 힘든감도 없지않아 있는 편이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요즘에 좀 유행하고 있는 "타임 슬립"이라는 형태라고 볼수 있다. 나미야 잡화점을 무대로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다. 남들이 무심코 던진 고민에도 나미야 할아버지는 소홀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아마도 그랬기에 할아버지가 조언을 해준 사람들과 연결된 모든 인연들이 이렇게 30여년이 흐른지점에까지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여느 작품처럼 나오는 인물들 하나하나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모두 이유가 있고, 모든 등장인물들이 이 이야기의 축을 이른다. 그런 특징을 알기에 나미야 할아버지에게 마지막으로 왔던 백지 편지마저 연결고리가 있다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물론 예상은 맞았고... 역시 나는 이 작가를 이제는 너무 잘 알고 있는것 같다라는 기분이 든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충분히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리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한다기보다 "잘하고 있다"라는 격려를 받고 싶어한다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매우 인상깊다. 그렇다.. 한참을 고민해봤을테고 그래서 그 고민을 털어놨을거고 자신의 불안한 결정에 힘이 되고자 남에게 상담을 하게 될것이다. 그것을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면 안되는 것 같다. 나도 예전에 정말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생각에 상담을 한적이 있었다. 근데,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에 어처구니 없는 대답에 실망을 한적이 있었고 며칠을 할애해서 그 상담소를 찾았던 것을 실망한적이 있었다. 남에게 상담을 해준다는 위치가 정말로 만만치 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어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나미야 할아버지처럼 진실로 함께 해주고픈 생각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가 어느 시점에 고민하고 있을때 서성거리지 않고 당당하게 어려운 일도 헤쳐나갈것만 같다. 앞으로 혹시나 내게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이 있다면 나미야 할아버지처럼 그 사람의 고민을 너무 간단하게만 생각하지 않을테다. 정말로 나미야 할아버지처럼 이렇게 고민을 찬찬히 들어줄 사람이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