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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길을 걷다 - 펜 끝 타고 떠난 해피로드 산티아고
김수연 지음 / 큰나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들어 여행책을 읽다보니 다양한 여행들을 만날수 있었다.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 떠나는 여행.. 그저 우연한 곳에서 우연한 인연들이 마주했던 인연들....
그리고 혼자 떠나는 여행들...
"까미노 데 산티아고"
영혼이 깨끗해지는길...
800km에 달하는 길은 저자는 홀로 나섰다.
하루에 평균 25km정도를 걸어야 하는 힘든 여정. 그녀가 곳곳에 펜으로 그려놓은 삽화들을 보면서...
나는 눈으로 그 길을 쫓아갔다.
홀로 떠난 여행이지만 800km를 걷는 동안에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대부분이 걷는 속도도 비슷하고 일정도 비슷하다보니 계속해서 만나게 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반복하다 보니 자연스레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홀로 하는 여행이 아닌게 되어 버렸다.
작년에 난 딸아이와 함께 제주 올레길을 걸었다. 비록 많은 코스중에서 한코스만을 걸었지만 당시 초등생이었던 딸아이에게는 조금 무리일까봐 걱정을 했었다. 그래도 몇시간을 불평 한마디 없이 바다와, 현무암과, 게들을 보면서 걸었다. 한달여를 걷게되는 순례자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걷는 여행에는 나름 개개인의 무언가가 있는듯하다. 당시 나도 저자처럼 같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던 올레꾼을 공항으로 나가는 길에 버스터미널까지 태워다 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통성명도 안하고.. 그저 어떻게 여행을 왔는지 어떤 여정을 가졌는지 이야기를 하는 묘미들...
저자도 그 길의 끝에서 그동안 자신이 만나고 싶었던 자신의 모습을 만날수 있었다고 했다. 나는 과연 어떤 나를 만나고 싶은걸까... 한달여에 걸친 여행은 솔직히는 자신은 없다. 더군다나 머나먼 타국땅에서 홀로는 겁부터 난다. 하지만 아이가 조금 더 크고 나면, 그리고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그때는 용기가 생길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왜 20대때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까미노까지는 아니더라도 올레길이라도 홀로 걸으며 자연을 함께 하면 나 자신을 만나러 떠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