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 2003년 제3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에서 느낄수 있는 것처럼 책을 읽다보면 아이였을 그 옛날이 아스란히 떠오르기도 한다.

'뉴욕제과점'은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였는데.. 그 속에 녹아있던 작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지금의 딸아이보다 내가 더 어렸을적에 2000원을 가지고 흔히 지금의 프렌차이즈 같은 빵집이 아닌 제과점에서 빵을 한봉지 가득 사갖고 왔던적이 있었다. 물론 요즘에 2000원 들고 빵집에 가면 2개나 제대로 살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서도 말이다.. 아마도 25년쯤이나 되었을 이야기다. 그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글속 인물들과 더불어 내가 아이였을때가 떠오른다.

 

"서른이 넘어가면 누구나 그때까지도 자기 안에 남은 불빛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지 들여다보게 마련이고 어디서 그런 불빛이 자기 안으로 들어오게 됐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한때나마 자신을 밝혀줬던 그 불빛이 과연 무엇으로 이뤄졌는지 알아야만 한다."

< 본문 中 p.79~80 >

 

아마도 나는 서른을 넘어가면서 내안에 남은 불빛이란것 들여다 보지 않은것 같다. 아마도 철이 들지 않았었는지..

그저 난, 내나이를 인정하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토록 20대가 되고 싶었던 10대시절, 마치 20대가 되면 무엇이든 다 될것만 같았던 철부지였던것 같았고, 서른을 어느정도 넘은 뒤에도 30대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저 내 입으로 내 나이를 절대 말하지도 않았고, 스스로도 30대를 부정하기만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른즈음에서는 서서히 부모님의 보호를 받던 내가 어느새 그분들의 보호자가 되었고, 그리고 내가 어렸을적 마냥 나를 무한정 의자하는 아이가 생겼고.. 차츰 진정 어른이 되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고 나면 소년들은 어른이 될까?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고서 어른이 된것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이 되기 위해서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결코 그 눈물을 흘리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비온뒤에 땅을 굳는거라 하고, 또 봄가뭄이 어느정도 지속되야 농작물이 깊이 뿌리를 내릴수 있다는 것처럼 그런 눈물들이 한번씩 흘리게 되면 조금씩 조금씩 어른인 되어가는 것인것만 같다.

 

오늘은 문득 내가 아직 아이였을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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