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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평점 :
읽으면서 차마 놓을수 없는 책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읽는 와중에 분명 읽긴 읽었는데 무슨 이야기인지 갈피를 못 잡을 때가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어쩜 나에게 후자에 속하는 책이라고 할수 있겠다.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리는 말을 보면 수많은 기묘한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생각했던 바와는 다르게 분량도 많았기에 당연지사 그렇게 생각은 했었는데... 7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소개되어 있고 계속해서 후속 이야기가 있더라. 하지만 아마도 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일부러는 선택하고 싶지는 않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모든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면서 그다지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첫편의 이야기를 읽었을때는 마지막의 반전에 당황했었다.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 그러한 반전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탈 특급 살인>을 보는 것과 같았던... 한 사건에 연류되었던 사람들이 한장소에 모여 범인을 응징하는 듯한 스토리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비록 사건을 꼭같게만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여러 이야기속에 자신이 예전에 저질렀던 악행이 오버랩되게 되면 그 느낌은 어떠할까?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한기가 서려지지는 않을까...
몇가지 이야기에 대해서는 흥미로웠지만 몇가지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다지 흥미를 끌지 못하였고, 이야기의 맥을 잡기에도 무척 힘이 들기도 했었다. 아마도 문화적 차이때문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간혹 드는 느낌이긴 하지만 이 책은 '재미나게 읽었다'하면서 마무리를 하기보다는 내게는 어쩐지 '드디어 이책에서 해방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글자들이 머리속에서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돌아다니고 있어서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