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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우리 엄마야 ㅣ 놀 청소년문학 14
로즈 임피 지음, 서민아 옮김 / 놀(다산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 제목을 만났을때는 좀 주책맞은 엄마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자꾸만 황당한 일을 꾸미는 엄마덕(?)에 남모를 고민이 있는 아이의 이야기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가끔은 코드가 잘맞는다며 좋아하거나, 때로는 내가 못살아 하면서 나를 챙기는 딸아이와 같은 아이가 나올꺼라 생각했지만 좀 뜻밖이라고나 할까??
조던의 기억속에 엄마가 잠깐 나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 데비는 땅속에 있다. 땅속에 조금 넓은 공간을 만들어놓고 지상에서 생활하듯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앉아있기도 약간 불편한 관과 같은 상자에서 엄마는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150일을 지낼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리 조던은 13살로 괜한 엄마의 계획으로 누나는 집을 나가고 자신은 강아지가 생겼지만 왠지 모를 우울함을 갖고 있다.
엄마가 일을 하기때문에 어렸을적에는 오히려 할머니와 같이 있는 시간이 더 많았던 우리딸, 그리고 7살에 학교에 들어간탓에 이제 중학생이 되지만 지금 13살이 되는 우리딸을 생각해봤다. 딸아이는 어렸을적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쫓아다니며 의지했지만 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는 학교에 할머니가 오시는것을 매우 싫어했고, 더이상 할아버지 할머니와 여행가는 것을 싫어하고 엄마하고만 쑥덕쑥덕 이야기를 한다. 중학생이 되지만 아직도 밤에 무섭다고 전등을 키고 자는 우리딸을 보면서 조던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다. 어쩌면 엄마의 입장보다 조던이 더 이해가 가고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13살,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나이이고 아직은 엄마의 손길이 더 필요할텐데..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조금씩 친구의 문제와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조던을 더 성숙하게 만드는 것만 같아 흐뭇하기도 했다. 물론 가끔은 나도 일을 그만두고 전적으로 아이 옆에 있고싶기도 하다. 하지만 가족에게 묻혀 엄마 스스로를 지워가는 것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닌것 같다. 언젠가는 아이도 엄마의 도움이 필요치 않을 날이 올테고 너무나 가족에게만 매달리고 있다가 문득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를 엄마의 삶이 불안할지도 모르지 않을까...
조금씩 조던이 어른이 되어가는 성장기를 거치면서 어떠한 기록을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이 결국엔 기네스북에 오르지 못할망정 엄마도 무언가를 해냈다던 자신감이 있다면 가족 모두가 행복한것 아닌지 모르겠다. 문득 조던이 엄마의 기록이 기네스북에 오르지 못할찌도 모르는 상황을 알고 엄마의 지금 도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형에게 물은적이 있다. 그때 형은 "엄마가 그렇게 하기로 목표를 세웠다는 데 의미가 있는거야"라고 답한다. 우리는 항상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누군가가 알아주는것만이 중요하지 않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고 그렇게 하기로 목표를 세웠다는데 의미가 있는것이다.
아직은 어리고 엄마품이 그리운 조던이지만 그도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한층 성숙해진 조던을 보면 엄마도 대견스러우면서도 한켠으로 섭섭한 모습이 생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게 흘러가는 세월을 누가 막을수 있으랴.. 나는 그렇게 오늘도 어른이 되어가는 조던처럼 또 부쩍 자란 딸아이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