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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아와 새튼이 - 한국 최초 법의학자 문국진이 들려주는 사건 현장 이야기
문국진 지음 / 알마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문국진님은 한국 최초 법의학자이시다. 그분의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죽을 뻔했디'를 보고 '지상아'란 '새튼이'(김영사,1985년), '지상아'(청림출판, 1986년)란 책의 존재를 알게되었다. 나는 평소에 CSI 시리즈를 유독 즐겨보는 탓에 내가 꼭 읽어야만 하는 책처럼 여겼다. 그런데 워낙 오래전에 발간된 책이다보니 이미 절판이 되었고, 중고서점에서는 '지상아'는 구할수 있겠는데 '새튼이'란 책은 구할수가 없을듯 보였다. 그래서 도서관을 이리저리 수소문해 보았더니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어 기회를 봐서 맘먹고 도서관을 찾아가서 보려고 했었다. 그러던 가운데 '알마'에서 다시 이 두권의 이야기 중 의미심장한 글을 다시 모아 재출간을 한것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이 책은 '완전범죄는 가능한가?', '성범죄 사건', '지능적인 사건의 전말', '어처구니 없는 사건', '기이한 사건'으로 총 다섯분야로 나누어 이야기를 소개한다. 물론 두 책이 아주 오래전에 출간되었기 때문에 이야기들도 아주 오래전 사건을 다룬다. 하지만 지금이나 예전이나 사건들의 양상은 비슷한것 같다. 다만 조금더 범죄는 지능적이 되었을 뿐이다.
아주 오래전에는 갓난 아이가 모유맊에 먹을 수 있는게 별로 없던 시절 엄마가 산후에 아이를 버리고 도망가게 되면 그 아이는 영양실조로 죽을수도 있다고 한다. 이때 수분이 급격하게 소실되어 버리면 간혹 시체가 썩지 않고 그대로 미라가 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본 예날 사람들은 그 어린 것이 어머니 정이 그리워 죽어서라도 어머니를 만나보려고 썩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어린 아이의 미라를 보고 '새튼이'라고 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기가 산모의 자궁 내에서 사망하여 압박을 받은 태아를 '지상아'라고 한단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말들이 있는줄로 몰랐으며 또 이런 현상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또한 우발적이나 아니면 계획적인 범죄일지라도 언제나 흔적을 남기게 된다. 그런데도 계속해서 범죄가 생기는 것은 왜일까? 갈수록 팽배해지는 이기심과 그리고 도덕성의 결여가 아닐까라고도 생각을 해본다. 요즘 뜨겁게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사건이 있다. 친구들의 괴롭힘을 못견뎌 극단의 선택을 해야만 했던 어느 여고생의 엘리베이터를 올라가던 마지막 영상과 가족을 볼수 없지만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던 중학생의 유서... 물론 그 친구들의 마지막 흔적때문에도 생전에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어떠한 이야기도 없는 죽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법의학자들이 더욱더 존경스러울 뿐이다. 법의학은 인권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발달된 민주국가에서만 발달한다고 했던가! 그래서 법의학의 발달 정도를 보면 그 나라의 문화수준이나 민주화 정도를 알수 있다고 했던가! 안타까운 사건들을 매일같이 접하면서 우리나라도 인권을 소중히 생각하는 나라로 거듭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