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제목도 독특했고, 표지도 뭔가 으스스한 기분이 듣게한다. '어떻게 내가 죽은 집이 존재할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읽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 유령이 나와서 떠돌아 다니는 것도 아니고(아마도 유령 이야기였다면 화가 났을런지도 모르겠다.) 먼 기억 저편에 숨어있던 진실을 찾기 위함이었다.

 

나카노는 7년전 헤어진 사야카에게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 낯선 제안, 전혀 기억에 없는 어릴적 기억을 찾아 함께 가주지 않겠냐는.. 그리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나카노는 왠지 모르게 그녀를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에 동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게 멈춰버린것만 같은 산골에 자리잡은 집. 그곳에서 유스케라는 소년이 남긴 일기장을 읽게 된다.

 

살인사건이나, 잔혹한 사건은 없었지만 과거를 쫓는 두 사람과 함께 하다보면 약간의 으스스함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쉽사리 책을 손에서 놓을수는 없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집안밖에는 수많은 복선들이 있었고, 두 사람의 아픈 기억들도 하나씩 하나씩 펼쳐지게 된다. 그리고 맞닿뜨리게 되는 놀라운 사실들....

 

어쩌면 나 역시 낡은 그 집에 죽어 있는 건 아닐까. 어린 시절에 죽은 내가. 그 집에서 줄곧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리고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곳에 누워 있을 게 분명한 자신의 사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모른 척하는 것일뿐.(p.320)

 

사야카는 자신의 무덤을 발견했다. 아니 그 집은 유스케의 무덤이기도 했다. 아픈 기억을 뒤로 하고 사야카는 다시 사야카로 태어난 것이다. 저자가 나카노의 입을 빌어 이야기 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옛날에 자신이 죽은 집'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어느날 갑자기 나를 잃어버리고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게 되는 시절... 생명이 다해서 죽은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어버리고 만 시절. 혹은 인간은 모두 외톨이라는 걸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는 집. 어쩜 그곳은 또 하나의 무덤이 될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럼 언제 다시 살아날수 있을까? 너무 오래전에 외톨이라는 걸 깨달아 버리면 너무 오랜 시간을 아무런 의미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플것 같다. 아마도 자아를 찾게되면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얼마전에 남자의 자격의 '청춘합창단'을 보게 되었다. 왜 노래를 들으면서 눈물을 흐르는지 알수 없다는 딸과는 다르게 그분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아마도 늦은 나이에 자신의 직업이나 생활을 잠깐 뒤로 한채 예전 하고 싶던 일을 할수 있다는게 아마도 나를 감동시켰던 것은 아닐까.. 초등생인 딸은 아직 모르는 그런 감동.. 그런것들이 아마도 자아를 찾게되는 다시 살아나는 순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