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 도시를 삼키는 거대한 구멍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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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The Sinkhole) :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긴 움푹 패인 웅덩이를 말한다. 오랫동안 가뭄이 계속되거나 지나친 양수(揚水)로 지하수의 수면이 내려가는 경우 동굴이 지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붕괴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깔때기 모양 혹은 원통 모양을 이룬다.


 
처음에는 싱크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예전에 석회동굴을 가르칠때 동굴이 붕괴되어 움푹 가라앉는 지형을 '돌리네', 이런 지형이 몰려있는 곳을 '카르스트'지형이라고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 석회암 지대에 잘 나타나는 것인데 아마도 이것을 말하는 듯 싶다. 하지만 실제로 과테말라에서 발생한 싱크홀은 석회암 지대가 아니라고 한다. 또 다른 재난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이야기는 서울에 세워진 123층에 해당하는 거대한 '시저스 타워' 건물이 싱크홀로 사라져버리는 7일전부터 사건이 발생한 7일후까지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물론 이곳도 석회암지대는 아니다. 과연 약해진 지반이 123층이라는 거대 건물을 견디어 낼수 있을까? 또 살짝이 거론되는 준공허가에서 나타나는 냄새나는 작태들이 보인다. 이도 역시 인재라는 사실이다.
 
과연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일까? 예전 5층 아파트에 살때 15층 아파트가 참으로 부러웠었는데.. 지금 14층 건물에 10층에 살고 있지만 요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10층이면 좀 높은편에 속하는데.. 요즘은 제대로 높은 곳이라 명함도 못 내밀겠으니 말이다. 작년에는 해운대에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었다. 고층 사다리가 닫기도 힘든 곳에서.. 그래서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강변 테크노마트에 진동이 생겨 예전 삼풍백화점 처럼 붕괴되는 것이 아닌가 소동이 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더 높은 건물만을 지으려 하고 있다. 과연 우리의 땅은 그 거대한 건물들을 견뎌낼수 있을 정도로 튼튼한가?
 
나도 작가처럼 '성수대교 붕괴'라는 사건을 기억하고,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던 그때를 기억하고 있다. 잠결에 무심코 들은 성수대교 붕괴, 그때 당시 난 도대체 어떤 나라에서 다리가 붕괴되나 했었다. 지금 내가 수시로 건너다니는 다리가 바로 성수대교다. 지금은 차선도 넓히고 해서 과연 과거에는 어떤 일이 있어냐 하는듯 그렇게 그곳에 있지만 중간이 끊어졌던 성수대교를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삼풍백화점이 있던 자리도 수시로 다니는 곳이다. '백화점 붕괴'라는 거대한 문자가 TV 화면에 뜰때, 백화점이 왜 무너지는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믿을수 없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모두가 조금씩 괜찮겠지 라는 인간의 이기심들이 가지고 온 사건이 아닐까?
 
그리고 이제는 싱크홀이라는 이 소설의 주제가 된 것이 꼭 소설속의 이야기가 아닐수도 있다.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수 있는 재난일수도 있을것이다. 누구에게는 교만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누구에게는 '시저스타워'는 삶의 전부였고, 생활터전이었을테고, 꿈의 공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저스타워'에 갇힌체 함께 추락한 그들은 내 가족일수도 있다. 내가, 혹은 내 가족이 당한일이 아니더라도 쉽사리 잊혀지면 안되는 일이기도 하다. 인간의 교만을 벌하는 지구의 경고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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