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자는 딸의 복수를 꿈꾸고, 한 남자는 아들의 목숨을 지키려 한다. 하지만 난 반댈세!! 아마도 책의 묘한 반전을 꾀하려고 책표지(뒷면)에 이러한 글귀를 적었나 본데 이건 아니라고 본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이 두 남자의 상반된 목적이 매우 궁금해서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하지만 조금씩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딸이 죽었지만 한남자는 그 딸의 복수를 꿈꾸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의것'에 손을 댔다는 것에 화가 나있고,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것에 분노한 것이었다. 딸은 자신이 교정해야할 대상이었지 그렇게 딸이 사라지는 것을 바란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다른 한 남자는 예기치 못했던 살인을 저지르고나서 끝없는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아마도 그는 과거에 얽매여 한발자욱 조차 앞으로 나아가지를 않는것 같다. 그리고 모든것이 끝났다고 생각했던 순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철저히 7년동안 세상에서 내쳐진 불쌍한 아들.. 하지만 그는 교도소에서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떠오르는 단어, 액자소설! 아무래도 학창시절 공부를 했긴 했나보네.. 이런 말이 떠오르는걸 보니 말이다. 이 소설은 액자소설의 형식을 띤다. 소설속에 또 다른 소설이.. 하지만 아예 다른 내용이 아니다. 현재의 이야기에서 7년전 사건이 일어나는 그 시절의 이야기.. 읽어나가면서 왜 그렇게 19살 서원이가 친척들에게서 친구들에게서 세상에서 철저히 내쳐지게 되었는지 알게되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이 계획된 것이라는 것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밤늦도록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이 소설을 통해서 저자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 자체가 독자를 충분히 끌어당기는 소재이고 어쩜 내가 추리소설 분야를 남달리 좋아하기 때문에 520여페이지의 다소 많은 분량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더 몰두 할수 있었던것 같다. 작가는 전작 《내 심장을 쏴라》에서 보여줬듯이, 한국문단에서 가장 강력하고 스케일이 큰 서사를 구현할 수 있는 소설가들 중에 한 명이다. 여성 작가로서는 무척 보기 드물게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하고, 창조주로서 소설 속 인물들을 진두지휘하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출판사 서평 中) 소설속에 화자를 계속 바꾸어가면서 어느하나 놓치지 못하게 아주 짜임새 있게 사건에 접근토록 한다. 아마도 저자가 전작 《내 심장을 쏴라》이후 오랜 시간 집필에만 몰두하다 출간한 것이라 그런지 매우 치밀한것 같다. 아무래도 이 한편으로 전사같은 저자의 매력에 폭 빠진것 같다. 작가든 배우든 누군가에게 필꽂히면 정신없이 뒤져 읽고 보는 내 성격상 아무래도 난 저자의 다른 소설을 또 파고들것 같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