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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비행기 타는 법 - 스튜어디스, 매일매일 여행중이거나 비행중이거나
전미애.최보윤.김소운 지음 / 달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내 학생 하나가 뜬금없이 물었다...
'선생님, 소설을 왜 읽는지 알겠는데 그 책은 왜 읽어요? 재미없어 보이는데...'
자식! 재미없어 보이긴... 가끔 난 도서관에 가서 책장에 손을 대고 스르르 걸어간다... 그러나가 나를 딱! 잡는 책을 빌려서 온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게 아니라 이 책이 날 선택한거란 말이다... 늘 그렇듯이 그렇게 선택한 책은 한번도 재미없지는 않았다. '무슨무슨 책이 재미있어~'라는 추천을 받고 읽은 책들 가운데 간혹 실패한 책이 있긴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에세이를 읽는 것은 말이다... 이 세상에는 내가 할수 없었던 것들이 많으니까... 내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상도 구경할수 있다는 점에서 좋단 말이다.
이 책속의 이야기는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스튜어디스의 이야기이다.. 곱게만 보이는 그네들이.. 비행중에는 그야말로 소리없는 전쟁터인 것을 어찌 내가 알수 있으랴.. 내 주변에 스튜어디스는 없는데 말이다. 국외선을 탄다면 그야말로 자유롭게(?) 세계 곳곳을 가는 직업인데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승무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 또한... 은근 부럽다... 하지만 꼭 그렇게 좋은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야말로 스케쥴에 따라 바쁘게 비행해야 하는 그녀들... 남들 다 쉬는 주말이 되면 늘상 더 바쁘게 날아야(?)하는 그녀들을 이해할수도 있다. 딸아이가 어렸을적에도 난 열심히 주말에 수업하러 다녔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얼마나 미안하던지.. 다른집들은 주말이 되면 여행가고 어쩌는데.. 우리딸은 그야말로 할머니 할아버지 손잡고 다니게 하고 말이다. 나도 몇년은 그렇게 남들과 다른 생활을 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어쩜 인간관계가 조금 좁아졌다고나 할까.. 스튜어디스 그녀들도 나름의 그런 제약적인 삶은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이런 에세이를 읽지 않으면 내가 과연 어떻게 스튜어디스의 생활을 알겠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쩜 비싼돈내고 비행기타며 가는 여행길인데 내가 주문한 식사가 안나왔네 어쩌네.. 하면서 그들을 괴롭히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마땅히 요구해야 할것들이긴 하지만 꼭 끝에는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덧붙여야 하겠다. 그것이 그들도 나도 편안할수 있는 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