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

검은 목의 교실, 친구를 부른다 ㅣ 이타카 新괴담문학 시리즈 3
김근우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0년 9월

가르치는 학생이 '너무 무서워서 손도 못대겠다'라면서 한번 읽어보라고 떠넘겼던 책이다...

우리딸도 그렇고 무서운 이야기책을 즐겨보던 때가 있다. 무서워서 혼자 잠도 못자면서.. 아마 딸만 둘인 그녀석네도 궁금해서 책을 샀다가 어느정도 읽다가 읽지 못하고 그냥 덮어둔듯 싶다. 하긴 나도 어둑어둑해지면 조금 읽기가 어쩐지 꺼려지긴 했지만 아주 예전 내가 내 딸아이 만했을때 즐겨읽던 그런 이야기책하고는 완전 다른 부류의 책을 만난것 같다.

 

공포영화라든지 아니면 무서운 이야기 책이라든지는 뭔가 좀 많이 부족하면서도 그저 깜짝깜짝 놀라게만 할뿐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지 공포영화는 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무서운 이야기래봤자.. 요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만큼 어디 무서운 일이 있으랴... 그리고 언젠가 '여고괴담'이라는 영화가 매우 인기있었던 적이 있었다. 비디오방에서 예약을 해놓고서 빌려볼 정도였으니 여고를 떠도는 괴담은 항상 뭔가 조금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그런 무언가가 있는듯 하다.

 

이 소설에는 서영이라는 귀신을 보는 아이가 등장한다. 어느날 갑자기 보이게 된 귀신.. 그래서 세상과 맺어진 인연을 끊기위해 모든 사람을 왕따시키듯 스스로를 혼자 고립시킨다. 아마도 구천을 떠돈다는 많은 영혼들도 소문을 들었는지 그녀에게 뭔가를 부탁하듯 서영이가 다니는 학교로 몰려든다. 아마도 그래서 학교 분위기가 더 으스스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날, 왜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났는지 모르는 은혜에게 귀신이 덧씌운걸 알게된다. 아무래도 자신은 귀신이 붙더래도 그것을 잘 진정시킬수 있기에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귀신을 없애주려 한다.

 

사람들에게 귀신이 보인다는 것, 귀신이 들린다는 것. 이런것은 어딘가 분노하는 그리고 어딘가 틈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이 책에 따르면...) 나야 원래 추리소설 분야를 매우 좋아하는 편인데 웬만한 추리소설만큼 재미있었다. 내게 이 책을 빌려준 녀석도 몇장 넘기지 않고 검은 비닐봉투에 담겨져 있는(아마도 사람목이라는) 둥그런 것을 보고서 무서워서 못보겠다고 덮어버렸다고 하는데~ 그건 아마도 사람들 생각하기 나름일테다. 그것이 사람목이라고 생각되면 사람목일테고 커다란 배구공이다 생각하면 배구공일테고 말이다. 자기 최면이 아닐까.. 힘들다 힘들다 하면 그 틈을 타고 뭔가가 날 힘들게 하는 것이 파고들것이고 잘한다 잘한다 하면 뭔가 기운이 뻗쳐나는 것은 아닌지...

 

항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소름이 쫘악 돋게 되면 귀신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 어쩐지 그런 기분이 들면 나도 조용히 주위를 둘러본다.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지는 않은지... 뇌리속에 박힌 그런 이야기들 때문에 아마도 어느날 귀신이 씨익 웃고 있지는 않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