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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여자 1
서동익 지음 / 도서출판 JMG(자료원·메세나·그래그래) / 2010년 7월
평점 :
인천문화재단 2009년 다년지원 공모 당선작
5공 시절, 아버지는 병들고, 오빠는 노조활동으로 감옥에 가거나 군대에 가서 집에 남아 있던 어머니나 딸들이 '가정'이란 삶의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해 장군의 안마사, 유통회사 판매직사원, 파출부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꾸려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중에 고졸 월급이 15~18만원선이라고 나오는게 어쩐지 생소하기만 하다.
극중 오인혜는 4대째 대물림되는 가난으로 인해 고등학교를 제대로 마치지 못했다. 오빠는 감옥에 가서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해야 했다. 하지만 예쁜 외모와는 달리 낮은 학력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살던 집에서도 내쫓길 위기에 놓인다. 마지못해 그녀가 택했던 직업은 권력과 돈이 있는 이들의 '안마사'였다. 허나 그것도 고질적인 성병감염으로 그만두고 유통회사 판매직 사원을 택하게 된다. 하지만 안마사로 쉽게 돈을 번터였고, 계속해서 대물림되는 가난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넓은 아파트를 갖기 위해 계속 투잡으로 안마사일을 하다가 27살 젊은 나이에 그녀는 ADIS에 감염되고 만다.
또 다른 주인공인 정미숙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병때문에 교사생활을 청산하고 시작한 독서실 사업이 계속 기우는 탓에 집도 다 처분하고 달동네로 오게 된다. 오빠라 군대에 간 사이 대학을 휴학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게된다. 잘살아보겠다고 열심히 일하는데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뿐인 불쌍한 영세민이다. 허나 미숙은 제대한 오빠의 친구와 결혼을 하면서 약간의 신분상승!! 영세민아파트 단지에 입주자들이 간부급들의 부조리로 높은 이율의 부금때문에 계속해서 궁지로 내몰리게 되는 것을 다른 주민들과 함께 시위를 하면 권리를 찾아간다..
두 여인 모두 실질적인 가장으로 어린시절 단짝이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인혜는 학력의 뒷받침이 안되서 어둠(?)의 길로 나서다 결국에 에이즈에 감염되 죽음에 이르게 되고, 미숙은 휴학한 대학생으로 올바른 길을 택해 나중에는 결혼을 해서 삶이 피게된다. 작가는 아마도 상반된 두 삶을 사는 친구를 주제로 선과 악을 표현하려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어려운 시절 다부지게 살아가는 두 여인의 이야기를 풀어낸것 같지만 어쩐지 미숙에게는 정이 안간다. 가난에 허덕이면서 어렵게 살았지만 결혼해서 금세 '2억원 가량'을 갖게되는 영세민 아파트에서 사는 대학생 주부다. 경찰조사에 응하던 미숙이가 재산상태를 이야기할 때 몇십만원에 절절매던 사람이 갑작스레 결혼을 잘해서 시댁에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일약 부자로 올라선게 왠지 딴지를 걸고 싶다. 2억원 정도의 재산이라면 굳이 영세민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됬으련만...그저 시댁에서 받은 재산이 2천만원 정도였다라고 한다면 나름 공감할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여러모로 미숙의 안타깝던 힘든 시절은 별로 불쌍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콜걸이었던, 게다가 에이즈에 걸려 사회에 복수한답시고 예전 고객들에게 에이즈를 전염시켰던 인혜의 어쩔수 없는 선택에 더욱더 짠해짐을 느꼈다.
단칸방에 살던 어린시절보다 지금은 많이 풍요로워지긴 했건만... 그래도 나와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금 방3개짜리 30평이 넘는 아파트에 사는 우리딸은 예전에 이런 시절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주면 이해를 하기는 할까? 소설중 배경이 5공시절이긴 하지만 2010년에도 인혜와 미숙이가 어디선가 살고 있을것이다. 그들에겐 절망보다 희망이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