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살인
수아드 지음, 김명식 옮김 / 울림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명예살인 :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
 

말은 그렇다하게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관습이라지만 그 가족이라는 것이 여자에게만 극히 제한되어 있다.

요르단, 이집트, 예멘등 이슬람권에서 순결이나 정조를 잃은 여성 또는 간통한 여성들을 상대로 자행되어 온 관습으로 살해한 가족은 붙잡혀도 가벼운 처벌만을 받기에 공공연하게 자행되어 왔고, 명예살인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법조항을 삭제하였어도 여전히 이슬람권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이 명예살인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수아드(가명)은 팔레스타인의 이스라엘 점령지구 웨스트 뱅크의 한 중농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1957년이나 58년쯤 태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렇게 남성 우월주의적인 곳이 그리고 여성의 인권을 한없이 유린하는 곳이 존재했던 것이 그리고 아직도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들을 낳아야만 아내도 대접을 그나마 받을수 있었고 집에서 키우는 가축만큼이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여성들, 그리고 이해되지 않는 매질.. 과연 그녀들은 왜 그렇게 폐쇄된 곳에서 그것이 여자의 숙명이라며 받아들이고 사는건지, 아니면 받아들일수밖에 없는 관습이었는지, 더군다나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도 받지 못했기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인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수아드는 어린시절 엄마가 딸을 낳고는 곧바로 양가죽 이불로 덮어 갓난 동생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리고 여동생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부모의 묵인아래 남동생에게 살해되는 것 또한 목격을 한다. 아마, 그녀에게 닥쳤던 일이 없었더라면 수아드 본인 자신도 그렇게 딸아이를 죽일수도, 가족을 죽이라고 묵인하면 살아갈수 있었을 것이다.
 

수아드는 17살에 자신에게 청혼한 남자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기 전에 임신을 하고 만다. 그런데, 청혼을 했다면 끝까지 그녀를 지켜줘야할 이 멍청한 남자도 곧바로 그녀를 외면해 버린다. 처녀가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그녀는 형부에 의해 온몸에 석유를 뒤집어 쓰고 불길에 휩싸이는 이른바 '화형'에 처해진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수아드는 병원에서도 암묵적으로 죽음을 종용받는다. 가족을 위해 독을 가져다 주는 어머니를 나라면 용서할수 없을 것이다. 가문의 명예라는 알량한 명목아래 한 생명이 이렇게 유린당할수는 없는 것이다. 그녀는 8개월만에 아이를 조산했고, 운좋게도 유럽에서 온 구호활동원 자끄린느의 도움으로 팔레스타인을 탈출한다.
 

유럽으로 온 수아드는 상상도 못한 세상을 맞이하게 된다. 가족의 남자들에게 얽매이지 않는 여자들..  수아드도 자신을 아끼는 이탈리아인 남성을 만나 결혼하고 두 딸과 그리고 온몸이 불덩이가 되면서도 지켜냈던 아들과 함께 유럽 어딘가에서 가명으로 살아가고 있다. "만약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가족들이 나를 죽이러 올지도 모른다."라는 두려움을 가지고서 기억하고 싶지 않는 그녀의 참담한 삶과 명예살인이라는 야만스런 살인행위를 고발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명예인가?
가문의 명예라는 이름으로 왜 여성들의 인권은 유린되어야만 하는가?
누가 남성들에게 이런 특권을 주었는가?
과연 그것이 그들이 살아오면서 형성된 관습이므로 다른 이들은 그것에 일언반구 말도 없이 침묵하여야 하는가?
 

우선 명예살인이 자행되고 있는 곳의 피해여성들이 적극 일어서야 할 것이고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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