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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평점 :
피터 스완슨을 처음 알게 된 작품이 < 312호에서는 303호 여자가 보인다 >였다. 우물안 개구리 처럼 책을 읽다가 동호회 활동으로 여기저기 추천해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읽게 되었는데, 피터 스완슨도 그런 작가 중 하나이다. 취향에 맞는 작가가 있으면 출간된 책들을 다 찾아 읽는 편인데, 그의피터 스완슨의 책은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는 것 같다.
특히나 이 책 < 킬 유어 달링 >은 독특하다. 발칙하다고나 할까. 제일 첫장부터 이야기가 "이야기의 결말"이다. 그야말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결과부터 알고 시작하는 이야기는 무슨 재미가 있을까, 뻔한거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마지막 문장을 읽기 전까지는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문장 또한 세월을 거슬러 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결말을 짐작케 해주니 말이다.
웬디와 톰은 14살에 처음 만났다. 생일이 같은 날이라는 인연을 가진 두 사람은 정말로 끈끈한 파트너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웬디는 남편을 죽여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부간의 은밀한 비밀이 있을진데, 요즘 톰은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고 했다.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란다. 무언가 그들의 비밀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것만 같다. 톰이 술에 취한 밤 계단 위에서 그를 밀었다. 굴러 떨어진 탓에 몸에 멍이 있었지만 톰은 기억하지 못했다. 웬디는 톰에게 여행을 제안한다. 그들의 로맨스가 시작된 곳. 영화 "엑소시스트"에 등장했던 계단에서 키스했다. 다시 그 계단에서 끝을 내야한다. 톰은 계단에서 추락한다. 이번엔 성공한 것 같다.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그렇게 웬디는 911에 신고했다. 그리고 멀리서 싸이렌 소리를 들려온다.
톰과 웬디의 비밀은 무엇일까. 조금씩 조금씩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종종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는 이야기를 본 것 같은데, 이 소설은 시간순으로 읽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무심코 지나왔던 이야기들을 다시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