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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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사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갑오개혁 이후 신분제는 폐지 되었다지만, 다른 형태의 신분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흙수저, 금수저라고 하는 말들이 성행하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노력으로라면 충분히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금수저를 가지고 살 수 있던 때도 있었지만, 요즘 세상에는 계급 이동마저도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완전히 물건너 가버렸다.

이 이야기는 달동네라고 불뤼는 산동네에서 부모도 없이 길에서 주워다 기른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는 '나'가 주인공이다. 그야말로 어떠한 수저도 물고 태어나지 못한... 할머니의 사정도 기가 막히다. 어렵게 키운 아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돌아오자 가진 것을 팔아서 주었지만, 아들은 그 돈을 챙겨 이민을 가버렸다. 믿을건 이제 초등학생인 '나'뿐이다. 하루도 쉬지 못하고 폐지를 줍지만 손에 쥐어지는 건 천원짜리 몇 장 정도이다. 그런 할머니를 쫓아 폐지를 주우면 여러 동네를 경험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달동네는 똥수저 동네, 주택가는 흙수저 동네, 아파트는 은수저 동네, 고급 빌라촌은 금수저 동네다. '나'는 할머니와 달동네에서 살았지만, 전기가 끊긴 어느날 촛불을 의지하다가 불이 나서 모든 것을 잃었을때, 익명의 기부자가 성금을 보내와 주택가로 이사할 수 있었다. 비록 곰팡이 냄새가 피어나는 반지하 방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달동네 사람들이나 주택가 사람들이나 별반 다른건 없었다. 학교에서 만난 아파트에 사는 친구나 고급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꽤 친절하고 교양있다. 은근히 사는 곳에 따라 사람들의 심성이 결정된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내심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았을즈음,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사람들이 산다는 것을 알게된다.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정교육이 중요하다. 하지만, 씁쓸한건 전자가 여전이 더 우위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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