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해바라기
오윤희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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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검사 출신인 변호사 태연. 이혼 후 변호사로 전업한 그녀는 어느날 선배인 대표로부터 소년 범죄 사건 의뢰를 받는다. 공중 화장실에서 몰카를 촬영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된 수완이다. 정작 범죄를 저지른 수완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무심하게 사건을 바라보는데다가 잘못을 뉘우치지도 않는다. 검사출신이어서 그런지 태연은 과연 자신이 이 사건을 맡을 수 있을까 혼란스럽기도 한다.

아이의 눈엔 아무런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 뜨고 있다기보다 벌어져 있는 것 같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우물을 닮은 아이의 눈에 담긴 건 그저 공허와 허무뿐이다.(p.34)

아주 오래전부터 소년범죄들이 있었을 텐데, 요즘 더 부각되는 것이 어쩌면 통신의 발달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 게다가 범죄도 날로 진화해 간다. 무엇이 수완의 눈을 공허와 허무로 가득차게 했을까. 이 소설은 변호사 태연, 수완의 엄마 여정, 수환의 형 지완을 화자로 진행된다. 물론, 에필로그에서 수완과 태연의 딸 재희의 관점 또한 만날 수 있다. 나는 소설이 이렇게 다양한 사람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을 선호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결국엔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p.280)"라는 말처럼 같은 글을 읽으며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성향이 있어서 등장인물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이런 방식이 제일로 좋은 것 같다. 재희는 태연과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인 서영의 아들 해준과 사귀다가 임신을 하고 만다. 갑작스런 하혈로 인해서 비로소 딸에게 벌어진 일을 태연은 알게 되었다. 그간의 일을 들은 태연은 서영을 찾아갔지만, 서로 등을 돌리는 관계가 되고 만다. 수완의 사건이 중심이 되어야 할 이야기에서 왜 재희의 이야기가 등장을 했는지, 딸만 있는 엄마와 아들만 둘인 엄마의 관점 차이일까 생각도 해봤지만 마지막의 재희의 이야기를 볼때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가 있었다.

큰 재앙은 한번에 생기지 않는다. 작은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큰 균열을 만들어 내고 만다. 수완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책을 다 읽고 나면 그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게된다. 물론, 과정이야 어떻든 간에 몰카 촬영으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함에 있어서 책임은 회피할 수는 없지만, 그를 그렇게 궁지로 몰고 가게되는 상황은 정말로 아무 죄가 없다고 해야할까. 또한 엄마로서 태연과 여정의 입장에서 보면 균열을 키울지, 메꾸는지는 노력여하에도 달리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고 결과에 따라 여정을 질책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녀의 균열도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와 소시오패스 등은 어쩌면 선천적인 것만은 아닌것 같다. 환경이 그들을 더 부추기 때문에 행동은 더 과감해지며 잔인해지는 것이 아닐까. 비단 개인적에 행동에만 국한 시킬수도 없을 수도 있다. 집단적인 행동이 얼마나 나라를 위태롭게 하는지도 우리는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절대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에 눈을 떴으면 좋겠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나서는 절대로 다시 찾을 수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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