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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원고 2025
이준아 외 지음 / 사계절 / 2025년 3월
평점 :
신춘문예 등단 직후, 작가들의 '두번째 소설'과 에세이를 엮어 퍼낸다는 < 두번째 원고 > 시리즈.
이 책이 이런 의미가 있는줄은 몰랐었다. 그저 < 두번째 원고 >라는 제목 뒤에 '2025'는 왜 붙었을까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책날개에 이 시리즈의소개를 보고서야 '2025'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권희진 작가의 에세이에 "누군가 등단 이후의 삶은 생각보다 벌거 없다 똑같다"라는 말이 나온다. 아마도 그 말은 제도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뜻일테고 그 이후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미였을 텐데, 수상 소감 준비에 게을렀던 탓에 그 말을 시상식에서 해버렸고, 후회를 했다고 한다. 건방져 보이지는 않았을까. 하지만, 자신에게 변화가 왔단다. 전에는 참 재밌게 글을 썼는데, 등단 직후에는 글을 쓰지도 못하고 불안했었더라고.. 이 에세이를 읽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누구나 처음도 힘들겠지만, 특히나 수상을 하고, 등단을 하고, 발표를 하고 등등 이후에 오는 두번째에는 꽤 조심스러워 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두번째 원고도 처음만큼이나 긴장되고 떨리게 되지 않을까.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이 책이 더 의미깊다고 생각된다.
이번 책에는 「구르는 것이 문제(이준아)」, 「에버그로잉더블그레이트 아파트(김슬기)」, 「러브버그물풍선폭탄사태(임희강)」, 「머리 기르는 사람들의 모임(권희진)」, 「하루의 쿠난(김영은)」 이렇게 5편과 다섯작가의 에세이가 수록되어 있다.
특히, 「러브버그물풍선폭탄사태」에서는 만둣집을 운영하는 창수가 등장한다. 그런데, 출근길 누군가 가게 앞에 러브버그를 넣은 물풍선을 던져놓은 것을 발견한다. 작년에 처음 러브버그들을 동네에서도 발견을 했는데, 정말로... 끔직했다. 그다지 해충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너무 개채수가 많은 탓에 성질이 났었다. 창수는 누가 자신의 가게에 이런 짓을 했을까라는 생각에 몇몇 용의자를 떠올렸다. 엄연히 가게 메뉴에 만둣국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온병에 육수를 싸와서 만두를 시켜 만둣국을 제조해 먹던 손님. 사실, 이 손님은 용의자라는 것보다 그 행태에 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게의 육수가 마음에 안 들었다면, 만두를 집에 사가서 집에서 만둣국을 해먹으면 되는게 아닌가. 굳이 남의 영업장에서 뭐하는 짓인가. 물론 꼭 그 메뉴가 먹고 싶다고 해도 절제할 수 있는 의지도 없단 말인가. 날이 갈수록 '자유'와 '방종'을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아, 그리고 그 범인은 책을 읽어보면 아시게 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