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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크라임 ㅣ 이판사판
덴도 아라타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2월
평점 :
일본 소설을 적극적으로 읽은 것은 얼마되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는 작가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 작가도 마찬가지인데, "젠더 폭력의 뿌리를 탐구해 온 덴도 아라타의 원점 회귀!"라는 말을 보니 또 이 작가의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인적이 드문 제방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알몸으로 발견된 중년 남성이다. 이 사건을 맡게 된 구라오카는 시바를 파트너로 맡게 되었다. 어째 파트너로 엇박자가 나게 되는데, 나중에 밝혀지는 두 사람의 인연이~ 앞으로 또다시 두 사람이 등장하는 소설을 기대하게 된다. 그런데, 시바는 남편이나 아내를 칭하는 낱말 등등 젠더 바이어스(성 역할에 대한 편견)에 대해 물고 늘어진다. 어쩌면 그것이 정상적일수도 있다. 알몸의 여성 시신이 발견되었다면 성폭행을 의심하고 조사를 했을텐데, 남성이다 보니 그 부분에서는 생각도 안한것 같다. 이 점을 시바는 제기했고,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피해자의 아들이 몇년전 한 여성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을 한 사건의 가해자 중의 한명임이 밝혀지고, 과거의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수사를 시작하게 된다.
과거에 피해를 입었던 학생은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 마저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가족임에도 불구하도 극도로 남성을 꺼리는 탓에 피해자는 어머니와만 살게 되었고, 아버지와 오빠는 아예 다른 곳에서 살게 되었다. 피해자는 그저 진심으로 사죄를 해주기를 원했지만 가해자들은 변호사에게만 맡기고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게다가 기소도 되지 않았다.
요즘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대부분 자신들보다 약한 상대, 노인들이나 여성이나 아동들을 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리고 죄를 저지른 사람들은 뻔뻔하다. 정작 사과할 대상에게는 하지 않고, 영혼없는 사죄와 반성문만 써가면서 술에 의한 심신미약을 주장하거나, 잠시 상황을 모면하기만을 애쓰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어디 세상이 젠더 폭력에만 불평등할까. 범죄를 저지르는 쪽은 뻔뻔하다. 내 이익만 챙길려는 이들은 나라가 망하든 남의 가족이 파탄이 나든 상관하지 않는다.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