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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식 - 우리가 지나온 미래
해원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9월
평점 :
제목만 보고선 "아카식"이라는 말을 모르니 얼마나 흥미로울까 고민하기는 했었다. 하지만 해원작가의 책이라는 것을 알고, 어떤 믿음이 생겼다. 작가의 < 굿잡 >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주 재미있었다. 게다가 뒤늦게 알게된 그 뜻을 모르고 이 책을 읽은게 신의 한수였을려나.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는 신비학(오컬트)에서 우주와 인류의 모든 기록을 담은 초차원의 정보 집합체 혹은 과거, 현재, 미래 삼세의 모든 사건과 상념이 명세되어 있는 세계의 기억이자 경로이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움직임을 우주 공간(akasha)를 기록함을 가리킨다고 한다. 이 말을 알고 봤다면, 이 소설의 진행방향을 얼추 짐작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말의 뜻을 모르니 이 소설이 향하는 대로 종횡무진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서울역을 떠나 부산으로 향하던 KTX 070가 사라졌다. 과거 교통사고 이후 기억을 잃은 선영을 애지중지 돌봤던 언니는 늘상 제시간에 들어왔지만, 언니 은희는 돌아오지 않았다. 언니는 부산에 갈 예정이 없었기에 마음 한켠으로는 불안감이 있었지만, 우선 지켜보고자 했는데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언니는 탑승자 명단에 있었다. 언니는 선영에게 교통사고 이후 뇌가 매우 취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약을 꾸준히 먹게 했고, 선영은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영은 여러 조직에 주목을 받게 되었고, 언니의 그동안의 일상은 거짓투성이로 밝혀지게 된다. 도대체, 언니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언니는 어떻게 이 사건에 연루되었을까.
이 책의 부제인 '우리가 지나온 미래'는 꽤 독특했다. 미래는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곳이지 결코 지나온 곳이 아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읽게 되면 이 부제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스펙타클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결말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