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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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일까. 항상 의문이었다. 남녀가 사귀다가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인가 말이다. 하지만 그 '어느 한쪽'은 대부분 여성이다. 연인간에 벌어지는 폭행과 살인 사건을 우리는 '데이트 폭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폭행'에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살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른바 명백한 '교제 살인'이라 불러야 한다.

찬서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찬서가 돌이 되었을 때 엄마는 아빠와 이혼했고, 위자료 대신 찬서를 데리고 나왔다. 그 뒤로 아빠는 본 적이 없었다. 무산을 내려오고 나서 만난 남자는 엄마는 물론 찬서에게도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바람피는 유부남이 누구나 그러하듯 곧 이혼할거라 했다. 엄마는 그와 헤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엄마를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그의 손에 엄마는 죽었다. 불길에 휩싸인 엄마는 찬서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손을 내저었다. 남자는 죽어가는 엄마를 보고 낄낄거릴 뿐이었다. 그때 찬서는 8살이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후, 찬서는 그가 출소한다.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무산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녀 앞에 로라미용실 정원장이 등장했다. 찬서에게 탐정을 제안했다. 찬서 바로 직전 탐정은 똘이라는 강아지를 찾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찬서는 그렇게 로라미용실 윗층에 자리잡은 로라탐정소의 탐정이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왜 사회는 남녀간의 사건에 대해서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인 여성에게는 가혹한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자신을 범하려던 남자의 혀를 깨물어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 예전에 영화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실제로 성추행범이나 강간범이랑 그냥 결혼하지 그러냐는 말을 판사나 검사들이 했었다는 이야기도 예전에 들었었다. 그 이야기가 책속에서 나오자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가 아니라, 예전부터 그리고 여전히 가해자들은 떳떳하고 피해자들만이 상처받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명명하지 말고, 그녀들을 보호해야하고, 가해자에게 엄벌을 처해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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