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의 살인 첩혈쌍녀
아라키 아카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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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멸망하는데는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두달. 누군가는 행성이 격돌하는 지점으로부터 멀어지겠다고 안간힘을 쓰며 떠난다. 누군가는 어차피 남은 희망은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열심히(?) 살아간다. 운전면허를 따겠다고 하루는 운전학원을 다닌다. 또 그녀를 가르치는 전직 형사 출신의 이시가와 강사가 있다. 나라면 어땠을까. 두 달후면 소행성이 떨어진다. 그런데 그 장소가 우리 동네이다. 그동안 못 읽었던 책들을 읽으면서 그냥 마지막을 맞을까. 사실 가끔은 다른 나라처럼 우리나라에 한국전쟁과 같은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의 전쟁은 피난을 간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혹시나 일을 나갔을 때 전쟁이 터지면, 무조건 일요일마다 정해진 장소에서 기다리자고 약속을 했다. 어쩌면 그건 내심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깔린 드라마틱한 약속인지도 모른다.

그날도 하루의 운전교습이 있는 날이었다. 하루가 고른 차량 트렁크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오지 자살'이라고 불뤼우는 만큼 사람들의 죽음이 낯설지 않은 상황에도 이 시체는 자살이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많아 보인다.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지고 있는 이시가와 강사가 전직 현사임을 알게 되었고,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를 해보지만, 이미 경찰들도 인원이 많이 줄었고 멸망도 얼마 남지 않아서 인지 반응도 시큰둥하다. 하지만 이번 일이 세번째 살인 사건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시가와와 하루는 살인사건을 조사하기로 한다.

이 소설은 심사위원의 만장일치로 68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 게다가 아라키 아카네는 사상 최연소 수상자라고 한다. 사실 이런 수식어가 없더라도 이 이야기는 사람을 끌어잡는 매력이 있다. 도무지 책을 덮을 수 없는 반전의 반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계속해서 아라키 아카네를 주목해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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