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빛 - 제1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임재희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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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2007년 벌어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을 배경으로 디아스포라(고전 그리스어로 파종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의미한다.)와 죄책감의 문제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당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국내에서도 충격을 금치 못했던 것을 기억한다.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초반에 영어를 잘 못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사고 직후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세 개의 빛 >에 등장하는 '노아 해리슨'과 '미셸 은영 송'. 노아는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은영은 이민자이다. 두 사람은 한국인이다 보니, 사건을 이야기를 할 때도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국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노아는 입양과 파양, 그리고 양아버지의 의한 양어머니의 총기 살해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 총기사건으로 무척 혼란스러워 했고, 결국엔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한국에 함께 가자고 했던 약속을 남긴채.. 연인을 잃은 은영은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당시 '6일의 시간'에 대해 쓰는 것고 노아를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장소로 여행을 가보라는 심리치료사의 조언에 따라 홀로 한국으로 향하게 된다.

노아가 입양될 당시 그의 이름은 '남자아이 -1'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유학생이 입양되는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여학생이 '노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노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실제 수잔이야기를 먼저 알았는지, 영화를 보고 알게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스웨덴으로 입양되었던 수잔은 낯선 서구사회에 동양인이면서 입양아의 신분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전쟁고아들이 입양되기도 했지만, 그 후로도 해외입양이 계속되었고, 우리나라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었다. 또한 상당수의 입양인들은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은영은 어릴때 친구였돈 현진을 함께 지내면서, 그리고 노아의 뿌리를 찾기위해 여러사람들과 만나면서 스스로도 조금씩 치유받아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내 상황으로 보면 은영의 느낌을 십분 이해할 수가 있다. 매일 매일을 도돌이표를 돌며 사는 것 같은 일상.. 어쩌면 시간이 제일 좋은 치료제가 아닐까도 싶다. 속으로 삼키지 말고, 회피하지도 말고, 그것을 마주할 때.. 비로소 돌파구를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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