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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얼마전에 슈퍼문이 떴었다. 달의 공전궤도가 지구에 근접한(근일점) 곳에 도달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큰 달이 뜨는 것이다. 2035년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가 배경인 이 소설에서 달은 정말로 커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달의 인력은 점점 강해지기 시작한다.
금일 월출 시간은 18시 22분이고 달의 인력은 26.4kg으로 예상됩니다. 다들 오늘 하루 편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p.91)
매일 일출시간과 달의 인력을 알리는 재난뉴스가 방송된다. 달이 하늘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저 중력 이하의 물건들은 달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밤에는 잠에 들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달로 솟구쳐 오르게 된다. 달의 인력 때문에 아이들이 사라지는 현상을 '에비에이션(Aviation)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아직 대기권에 머물러 있는지, 아니면 달까지 끌려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재난현상을 만나고 있다. 얼마전 모로코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재난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지구 외적인 문제로 우리에게 더 큰 재난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이런 상황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일까. 여전히 이런 상황에서도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은 어찌해야 할까. 사실 대기권으로 솟구쳐 오른 아이들은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모두 기원한다. 아이를 보육원에 맡겨놓고, 그 아이가 에비에이션 되고, 사망한채로 돌아왔을때, 왜 보상금이 깍였느냐 한탄하며, 보상금을 가로채고 도주한 어른들의 모습은, 현재도 양육을 책임지지 않고 보험금을 가로채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의 모습과 오버랩 되기에 씁쓸하기만 하다. 그에 반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아이를 구하려고 하는 이, 혹은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만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이들의 모습이 참 안쓰럽기만 하다. 나도 같은 경우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같긴하다.
이 소설은 곧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재난상황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혹은 재난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옳은 것인가,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생각해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