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바통 3
강화길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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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작가의 < 사라진 숲의 아이들 >을 읽고 나서,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엔솔로지이다. 그리고 이 소설 어딘가 모르게 공감한다. 대부분 사라지는 건 여자들 뿐이다. 혹은 어린아이들이다. 그건 아마도 힘이 없기에 쉽게 제압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많은 범죄에 희생되는 건, 거의 여성들뿐이라 세상을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이다.

「산책(강화길)」,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손보미)」, 「단영(임솔아)」, 「삼각지붕 아래 여자(지혜)」,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천희란)」, 「안(安)과 완(完)의 밤(최영건)」, 「피스(최진영)」, 「숲속 작은 집 창가에(허희정)」, 8편이 실려 있다. 특히 「산책」은 어딘가 낯설지 않았는데, < 안진: 세 번의 봄 >에서 만났던 이야기였다.

특히 손보미 작가의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는 살짝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네 발밑을 조심해, 남의 발밑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p.40)"는 엄마의 말은 참 마음 아픈 말이다. 남과 함께 사는 세상에 도울일 있으면 도와야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차마 '남을 도우라'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간간히 전해지는 미담을 보며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며 위안을 삼지 않던가. 어쨌든, 그녀는 돈이 급했다. 그래서 구인사이트에서 본 '입주 가정교사'에 면접을 보고 외딴 곳에 있는 그 집으로 가게 되었다. 1930년대에 지어진 건물, 그리고 2층에서 새하얀 커튼을 열고 살짝 보이는 실루엣..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Q는 거긴 빈방이라고 지금 2층에 할아버지만 계시는데, 거동을 못하신다는 말만 돌아온다. 집 여기저기에는 향초가 켜있고, 1층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2층은 '절대' 올라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절대'라는 말을 사람들은 간과하게 된다. "그녀는 새로운 여자의 얼굴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 마음을 절대로 참을 수 없어서 결국은 커튼을 조금, 아주 조금만 걷어 보았다(p.90)"이라는 문장으로 소설을 끝이난다.

그래도 아는 작가(물론 나만)가 몇 있어서 꽤 반가웠고, 또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마지막 문학평론가의 발문에서 < 레베카 >의 언급이었다. 안그래도 궁금해서 독서모임에서 읽으려고 하던 책이 언급되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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