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괜찮은 결심 - 예민하고 불안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정켈 지음 / 아몬드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민하고 불안한 여자 둘, '고결'과 '조심' 그녀들이 함께 살게 되었다. 고결은 꽤 계획적이다. 어렸을 때부터 계획표를 30분 단위로 짜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다. 게다가 청결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조심은 안전에 관해 민감하다. " 어디서든 살아남기"에 매우 관심을 가지며 모든 상황을 불안해한다. 읽다보면 조금 짜증이 날 정도로 민감하게 군다. 가족들 마저도 이런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별것 아닌 것에 유난을 떤다고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의기투합 함께 살기로 했다.

사실, 나도 두 사람 중에 고결하고 아주 조금 비슷한 것 같다. 여행을 가서도 이동시간까지 고려해가면 전투적으로 움직여야만 한다. 언젠가 여행사에서 함께 하는 1박2일 여행을 했다가 주어지는 자유(?)시간이 너무 무료해서 다시는 이런 여행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가지 했었으니 말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더라도 하차 위치, 시간까지 꼼꼼하게 살핀다. 물론 고결보다는 덜한편이다. 조심은.. 좀 비슷한 이를 알아서, 매사에 너무나도 안전 안전을 외쳐서 오히려 내가 안전불감증인가 생각을 하기도 한다. 어느 것에든 덜하는 것보다 과한 것이 나을수는 있는데, 이 둘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도 싶다.

그런데 요즘같은 세상은 고결과 조심 같은 이들이 정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코로나로 2년여를 참 고달프게 살았고, 평화로운 일상에 정말로 이유없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릴때, "이만하면 괜찮은 결심"이 아니라 "이 정도는 해야"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