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정말 그곳에 있었을까
박민형 지음 / 예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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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며 살아가는 영남에게 친구가 '악극'을 써보라는 제안을 한다. 남편이 퇴직금을 주식으로 잃고, 결혼한 딸에게 집을 담보로 융자를 얻어주고 나니, 노후가 빠뜻하던 차에 수락을 했다. 그녀가 쓴 '어머니'라는 악극은 성공을 거두고, K시에 있는 공연장에서 있는 무대인사에 참석을 해야 한다는 피디의 연락을 받는다. K시..그 사람이 있었던, 영남이 잠시 살았던 K시... 그 곳에 가는 것을 망설였지만 그 기억속으로 젖어들게 된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엄마는 이혼을 했다. 양품점을 차렸지만 계가 깨지면서 모든 것을 날렸다. 게다가 엄마의 입김으로 계를 들었던 사람들이 돈도 고스란히 엄마의 빚이 되었다. 새엄마와 사이도 좋지 않았던 영남은 아버지의 집을 떠나 엄마가 살고 있는 K시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업하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났던 정계장.. 친언니 같았던 양희 언니는 그런 감정이 사랑이라고 했었다. 통금이 풀리던 크리스마스에 양희 언니는 일산화탄소 중독이 되어 세상을 뜨게 된다. 영남은 만약 그날 오라던 언니의 말만 들었더라면 언니가 죽지 않았을까 후회한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만다.

첫사랑이 기억이 있는 애틋한 도시였다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아픈 기억이다. 20살의 나이에 겪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을테다. 하지만 영남은 왜 손을 내미는 정계장을 떠났을까. 조용히 영남은 스스로에게 그 질문을 던지게 된다.

1970년대쯤의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도 그렇다고 낯익지도 않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다 비슷한 것 같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꽤나 의지했던 소중했던 사람을 지켜줄 수 있었지만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을 이렇게 공감할 수 있다니...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살던 곳을 찾아가보면 잊고 살았던 기억에 대한 해답을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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