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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리커버 에디션)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기차가 탈선을 했다. 누군가는 연인을 잃고,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다. 평범했던 아침... 하지만 누군가는 원치 않았던 이별을 하고 말았다. 예전에는 이런 감정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슬픔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와 이별을 하고 나서 보니.. 그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이상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그 자리에 멈춰서 있다는 사실이..
탈선 사고가 일어나고 두달쯤 지나고선 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심야에 유령열차가 사고 현장을 달린다고 한다. 사고현장과 가까운 역에 '유키호'라는 유령을 만나 부탁하면 그 열차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단, 지켜야 할 규칙은 네가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바로 현실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은 유령열차에 오른다.
결혼을 몇 달 앞두고 약혼자를 잃은 히구치, 평생 아버지를 업신여기다가 뒤늦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깨달은 아들 사카모토, 오랜시간 짝사랑을 하던 사람에게 고백하려던 찰나 사고를 당했지만 살아남은 가즈유키, 사고 직후 가해자로 몰렸던 기관사의 아내 기타무라. 네 사람의 사연과 더불어 유령 '유키호'의 정체까지 모든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이들에게, 그들은 앞으로 나아가라고 한다. 멈추지 말고..
누구나 이별을 한다. 예정되어 있는 이별이던, 혹은 예기치 못한 이별이던간에...어떤 것이 더 슬프다, 아니다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남겨진 사람들의 그리움도 다 똑같을 수만은 없겠지만, 문득... 그리움에 걸음을 멈춘다면... 잠시만 쉬었다가 힘차게 발을 내딛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남겨진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길 원하지 않을테니까. 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