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2 - 수명을 먹는 나의 수호신 YA! 15
명소정 지음, 리페 그림 / 이지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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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먹는 혜성이 다니는 학교에 이번에는 인간의 수명을 먹는 괴물이 등장한다.

혜성은 주차장에서 주운 깃털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두 팔을 벌린 기다란 것이 평범한 새의 깃털이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입학하자마자 몸이 아파서 휴학했다가 다시 복학한 학생이 있다는 것도 수상하다.

성단은 그동안 계획했던 것을 오늘 실현하려고 한다. 빈 교실에서 뛰어내리려 창문을 열려던 순간 영명이 말을 걸어온다. 여기서 떨어진다고 다칠뿐 죽지도 않을거라며, 하지만 자신이 죽어야 하는 이유에 동의해 줄 사람의 서명을 받아온다면 도와주겠다고 한다. 가능하다면 기억을 지워줄수도 있다고 제안한다. 그렇다. 영명은 혜성이 수상한 기운을 느꼈듯이 괴물이다. 게다가 수명을 먹는 괴물이었다. '괴물'이라는 말은 어쩐지 부정적인 의미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듯했다. 아마 그림이 삽입되지 않았더라면, 혜성이나 영명이를 꽤 무지막지한 모습으로 상상했을 것이다. 물론 학생의 모습으로 본모습을 숨겼지만, 1편의 책표지에서도, 그다지 반감없는 혜성이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명이는 조금 오해했다. 겉모습은 말고, 경계하는 혜성이 탓에 그와는 달리 영명을 의심했다.

자신의 선택에 동의해줄 사람을 찾던 성단은 자신의 진짜 아픔을 돌아보게 된다. 어쩌면 고민을 꺼내놓지 못하고 속으로 곪을데로 곪아버렸는지 모른다. 누군가 그 고민을 자세하게 들어주었으면 어땠을까. 어쩌면 영명은 어차피 죽을 아이의 수명을 먹는 괴물이 아니라 안타까운 죽음을 막기 위한 존재였다. 그런 영명의 역할을 해줄 어른들은 세상에 없는 걸까. 많은 이유로 아이들은 세상을 등진다. 얼마나 슬픈 일인가.

과거는 지운다고 해도 없어지지 않는다. 설령 기억의 형태로 남아 있지 않더라도 시간을 타고 쫓아와 어떻게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p.232)

아직은 어린 아이들,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한 고민으로부터 도망가는 방법으로 세상을 등진다는 것은 너무나도 가혹하다. 어른들이 반성해야 한다.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영명같은 어른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반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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