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꼬리가 내려가서 그런가, 어딘가 모르게 순하면서, 맹해보이는...미안 상수^^야~
예전에는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참 좋다. 알면 알수록 매력넘치는 아이들이다. 이 책의 표지가 고양이만 아니었더라도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을 테다. 게다가, 단골손님은 아니더라도 지나가는 과객정도로 상수 상무님을 만나보러 부암동으로 나들이를 다녀와야 할 것만 같다. 아마도 동네에 고양이 상무님이 상주하는 카페가 있다면 자주 찾아갈 것만 같다.
이 책은 상수 상무님의 일상만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상수 묘생과 더불어 우리 삶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들이 있다. 특히나 가장 공감되었던 이야기는 "시간의 농도는 모두에게 같을 수 없다(p.156)"라는 말이다. 고양이에게 1년은 사람의 10년과 같아서, 저자는 마음이 조급하다고 한다. 대부분 반려동물들이 사람들보다 세상을 먼저 떠나게 된다. 다시는 반려동물을 집에 들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선 또 그렇게 식구로 맞이하는 이들을 종종 보게 된다. 반려동물 뿐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도 그랬을 것 같다. "어떤 관계는 다크 초콜릿처럼 찐해서 서로에게 집중하기도 하지만, 그 집중이 관해서 집착으로 변하기도 한다. 또 어떤 관계는 너무 묽어서 마치 원래부터 서로가 섞여 있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옳지만, 때론 그 묽은 투명함이 섭섭함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p.156)" 요즘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꽤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던 사이였는데, 어쩐지 그 농도가 묽어졌음을 느껴지게 됨을.. 어쩌면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고, 정말로 옅어졌을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것을 상대에게 강요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의 농도는 모두에게 같을 수 없을테니까..
고양이는 그저 귀여움만을 담당하는 줄 알았는데, 그들에게도 나름의 철학이 있다. 사람들이 그러하듯 반려동물들도 나름의 개성이 있는 것 같다. 부암동 김상수 상무님 만나러 가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야하니, 늘상 곁에 있는 친구냥이들이나 만나러 가야겠다. 묘생이야기 들려달라고 닭가슴살 한개 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