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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여왕
시드니 셀던 지음, 김시내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시드니 셀던이란 작가는 익히 들어왔으나 그의 작품은 처음 읽는 것 같다. 저자를 눈여겨 본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그 전에 충분히 읽고도 기억을 못하는 수도 있을테다. 어쨌든 이번 스토킹은 전혀 모르고 지나칠 뻔 했던 작가들을 만나게 되었다는 점에서 꽤 만족스럽다.
< 게임의 여왕 >의 초반부는 살짝 < 몬테크리스토 백작 >이 생각이 났다. 물론 모든 이야기의 서막은 배신과 복수로 시작되지만.. 그런 복수의 정석이 어느새 < 몬테크리스토 백작 >으로 뇌리에 박혔나보다. 하지만 금새 몬테크리스토는 잊고, 시드니 셀던만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야기는 주로 케이트 블랙웰이 중심에 서 있지만 그녀를비롯한 4대에 걸친 대하소설이나 다름없다.
제이미 맥그리거는 다이아몬드를 캐서 단번에 부자가 되기 위해 남아프리카로 향했다. 당시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제이미처럼 남아프리카로 향했다. 하지만 그 여정은 쉽지만은 않다. 제이미도 우여곡절 끝에 동업자 메르베를 만나 장비를 챙겨 드디어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데 성공한다. 제이미는 곧 큰 부자가 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었지만, 메르베에게 사기당했다는 것을 알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그에게 복수를 다짐했다.
복수의 의지가 활활 타오르는 제이미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메르베가 철통보완으로 지키던 다이아몬드 해안으로 접근해서 어느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다이아몬드를 훔쳐 달아나게 된다. 그리고는 다시 나타나 메르베의 딸을 임신시키고 외면함과 더불어 메르베에게 복수한다. 메르베의 딸인 마거릿도 그저 복수의 도구로 사용하려 했지만, 끝내 핏줄의 이끌림은 저버리지 못하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 사랑하던 아들을 잃고 충격에 빠졌던 제이미는 쓰러지고 일년뒤에 죽음을 맞이한다.
케이트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회사를 데이비드와 크게 성장시킨다. 아버지가 고용했던 데이비드와 무려 스무살의 나이 차이가 났음에도 그를 사랑한 케이트는 그와 결혼을 하고 아들 토니를 낳았다. 토니는 회사 경영에는 관심없고 예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곧 재능이 없음을 알고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케이트를 어린 아이라고 생각했던, 그리고 운명의 여자와 결혼을 하려고 했던 데이비드가 케이트가 결혼을 하게 된 것도 화가로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있었던 아들 토니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도 모두가 케이트의 지략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에게도 아버지가 키운 그리고 자신의 손으로 거대한 왕국을 만든 그 기업을 다른 이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었겠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생각만이 아닐까 싶다. 물론 기질은 유전된다고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은 지울수가 없다. 증손자의 재능을 늘그막에 인정을 해주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아들의 재능을 조금만 인정을 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 나의 불멸의 존재들.... 살인자 하나, 무시무시한 괴물 하나, 그리고 미치광이 하나.. 케이트 블랙웰의 해골들. 이런 것들이 내가 살아온 희망과 고통의 나날들의 종착지란 말인가?'(p.15)
노년의 케이트가 읊조리는 케이트 블랙웰의 해골들... 분명 셋인데.. 둘밖에 매치가 안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나머지 하나도 찾았다. 케이트 블랙웰의 해골들을 만나는 시간... 가속이 붙으면 이 책은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