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행한 당신을 위하여
김다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이들을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 불행한 이들을 위하여 >>
잘못 배달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다온을 쫓아다녔다. 붉은 책.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이들에게 적당한 벌을 정해주면 된단다. 믿지 않았다. 하지만 책에 손을 댄 순간, 한 여인을 살해당하는 현장을 목격했고, 범인에게 말한다. "죽어". 현실에서 범인은 잡혔고, 자해로 인해 의식불명에 빠졌다.
다온은 힘든 어린시절을 겪어왔다. 그녀의 친구이자 배우인 연우와 함께 책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그러면서 과거 연우와 자신의 일을 목격한다. 연우의 학폭으로 다온은 피해자였고, 연우가 다온을 챙기는건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온이 책을 통해 바라본 장면에선 자신이 가해자였다. 과연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은 어떤 것일까. 또 다른 사건, 결혼을 미끼로 모녀가 사기를 당했다. 엄마에게 폭행을 행하는 남자에게 딸은 잡히는대로 잡고 폭행을 가한다. 여기서 남자는 피해자였고, 딸은 가해자였다. 가해자에게 어떤 벌을 내려야 할까. 도대체 이 책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다온은 이 사건들을 접하면서 연우와 자신의 관계를 다시 들여다본다.
이 때 < 행복한 이들을 위하여 > 라는 푸른책이 눈에 들어온다. 남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려주는 임무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소유는 다온이 도움을 줬던 두번째 사건의 피해자였다. 푸른책의 임무는 마치 판도라의 상자에서 마지막에 나온 '희망'처럼, 남에게 벌을 주는 다온에게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위안을 주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누군가를 불행하게 한 자에게는 불행을, 누군가를 행복하게 한 자에게는 행복을...(p.255)
그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조금씩이라도...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