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오늘은 양조장 공사하는 날이었다. 아주 오래된 감나무는 조금만 건드려도 가지가 부러지므로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오후 2시가 넘었을 무렵, 양조장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그 곳에서 어린아이의 뼈가 발견되었다. "좌부동자(일본에 전해 내려오는 정령적인 존재)"다. 양조장에는 좌부동자가 산단다. 좌부동자를 볼 수 있는 건 야마오 가문의 당주뿐이지. 좌부동자를 본 사람만이 당주자격이 있단다. 긴카의 아버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 좌부동자를 비로소 만났다.

이야기는 궁금증을 안은채 과거로 돌아간다. 어린 긴카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부모님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빠는 가업인 간장 양조장을 이어받게 되었다. 아빠는 양조장의 후계자였지만 화가가 되고자 가출을 했었다. 하지만 화가로서도 그리 성공하지 못했고, 할머니의 부탁으로 그 곳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양조장에는 할머니와 긴카보다 한 살 많은 고모 사쿠라코가 있다. 할머니는 엄격해 보였고, 사쿠라코는 고모라고 부르지 말라며 까칠하게 군다. 긴카의 엄마는 음식 솜씨는 좋지만 도벽이 있다. 엄마의 도벽으로 인해 긴카는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던 중 긴카는 좌부동자를 보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고, 갑작스레 사쿠라코을 통해 자신이 아빠와 결혼하기전 엄마가 데려와 야마오 가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라는 비밀을 알게된다.

당시의 일본은 잘 모르지만, 그들도 혈연이라는 것과 가업을 잇는 것에 대해 꽤 민감한 것 같다. 아들이 없으면 데릴사위를 데려와 가업을 잇게 한다. 그러나 긴카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것처럼 겉돌게 되는 것만 같았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 사쿠라코는 가출을 감행하고, 이젠 양조장을 떠나도 된다고 할머니는 말하지만 긴카는 양조장에 남아 아버지를 대신에 간장을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이 소설은 혈연으로 연결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가족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족사 소설이자, 긴카의 성장소설이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 속의 비밀들을 가지고 있다. 완전하게 완벽한 사람들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누구를 비난할 수 있을까. 그 속에서 점차 성장하고 타인들을 품어가고 있는 긴카를 쫓고 있으면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책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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