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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거짓말 ㅣ 요다 픽션 Yoda Fiction 2
정해연 지음 / 요다 / 2020년 8월
평점 :
은파동 재개발 지구에 있는 폐가에서 남학생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더군다나 학생의 손톱은 없었다. 강력계 형사 미령과 은호는 사건을 살펴 보던 중 인근 CCTV에서 한 여자아이가 달아나는 장면을 찾게 되었다. 간격을 두고 그녀를 쫓아가는 남자가 보였다. 그 남자는 미령의 아버지였고, 그가 쫓아가는 소녀는 미령의 딸이었다. 20년전 의절한 아버지가 왜 나타났을까. 형사들은 미령의 집으로 가서 그녀의 딸을 살해하려는 아버지를 현장에서 체포한다.
과거 죽은 남학생과 딸아이 사이의 일을 알고 있는 미령은 딸 혜리의 손에서 공격흔을 발견하고, 혜리가 범인임을 직감한다. 형사이지만 또 딸과 관련된 일이라 미령은 꽤 혼란스럽다. 수사의 화살이 혜리에게 향하지 않도록 미령은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동료 은호의 시선은 자꾸만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눈에 익은 사건들을 볼 수 있다. 디지털 성범죄, 주거 침입, 강간미수 그리고 촉법 소년. 현실에서도 이와 같은 범죄들의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하다. 그에 반해 피해자들의 겪는 고통은 엄청나다. 그야말로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더군다나 미령은 형사였다. 형사의 신분으로 사건의 진실을 직감했으면서도 딸을 보호하려는 행동은 실제로는 피해자들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는 참담함 때문에 나설수 없는 좌절감 등을 짐작케 한다.
은호가 사건의 진실을 확신하고 나직히 내뱉는 "서글픈 진실요"라는 말이 마음이 아프다. 진실이 서글퍼진다는 것은 억울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아닐지.. 적어도 법의 테두리에서 모두 보호받아야 하지 않을까. '서글픈 진실'은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