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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미건조한 오트밀에 레몬식초 2큰술을 더한 하루
타라 미치코 지음, 김지혜 옮김 / 더난출판사 / 2023년 1월
평점 :
88살.. 만약 내가 88살이 된다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지금도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책을 읽거나.. 좀 정적인 활동을 하는 편인데, 그때도 마찬가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7년전에 사별하고 함께 살자는 자식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엘레베이터도 없는 55년된 4층을 오르내리며 홀로 살고 있다. 하지만 손자의 도움을 받아서 유튜브를 시작하고, 물론 처음에는 가족들과의 안부를 묻는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구독자 15만명, 누적 1,5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말로 제목 그대로 무미건조한 오트밀 같은 삶 속에 상큼한 레몬식초가 더해진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실 나도 젊었을(?)때는, 게다가 공대 출신이다보니 그다지 기계치는 아니다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금이 되고 보니 예전보다 습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도 머뭇거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꽤 많이 도전하는 것 같다. 혹시나 나도 은퇴하고 나면 조금 더 시간이 많아질테니 이런 여유를 즐기게 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해보기도 한다. 아마도 저자의 유튜브를 모든 구독자들 모두 나 같은 마음일 것 같다.
사진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80대로 보이진 않는다. 전쟁시대를 겪어 왔고, 원폭 투하로 인한 피폭피해자이기도 했지만, 항상 그녀에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지금 홀로 남은 '성'에서도 최선을 다해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영위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전혀 무미건조한 삶도 아닌데 말이다. 잔잔한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은퇴후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좋아하는 소일거리를 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