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집을 샀어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최하나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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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동은 10년동안 고시 공부를 했다. 좋은 결실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간발의 차로 매번 낙방의 고배를 마셨다. 더이상 집에서 생활비를 받아쓸수도 없어서, 문제집을 버리고 취직을 준비했다. 그리고 취직한 학원에서는 말은 실장이지만 거의 원장의 노예 수준으로 일했다.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은 턱없이 적었다. 고시 공부하는 동안 연락을 끊었던 친구들과 만났을 때도 혼자만 너무나도 동떨어진 것만 같다.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자신이 초라해지기만 했다.

우연히 본 부동산 투자자 영상을 보고 강남에 집을 샀다. 하지만 있어보이기 위해 무리한 자동차 리스를 하고, 집을 계약을 했지만, 계약서를 꼼꼼히 쳐다보지 않아서 이래저래 손실을 입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전문 투자자 강의를 찾아보고 조언을 구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건동은 위험한 폭주가 시작되고 만다.

솔직히 유리멘탈인 나로서는 이런식으로 집을 살 생각은 안한다. 계약서도 잘 확인해보지 않고, 모든 것을 대리로 처리했다. 지속적인 돈의 입금은 유난히 기가 죽어 있던 건동의 어깨는 제 위치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 시간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요즘 문제되고 있는 "빌라왕 전세사기" 사건을 생각나게 한다. 전세로 집에 들어간 사람들은 어찌보면 자신의 전재산을 집에 묶어둔 것인데 이렇게 피해를 입힐까. 물론 사기 치는 사람이 당하는 사람의 사정을 생각해주지는 않겠지만 참으로 안타깝다. 사실상 사기를 친 인간들을 빠져버리고 피해자들만 남았다. 건동의 "강남에 집을 샀어"라는 외침은 자랑이 아니라, 그 억울함이 폭발하는 것만 같다.

나도 어렸을 때는 꽤 자주 이사를 했던 것 같다. 부모님이 집을 장만하시고 부터는 이사를 다니지 않았다. 자가로 집을 갖는 것은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안정을 주는 그런 집을 가지고 이렇게 사기를 치는 사람들은 절대 선처를 해주지 말아야 할 것만 같다. 전세보증금을 환수하기 위해 고통받는 세입자들도,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건동도 다 안타깝다. 그저 소설속 이야기로만 읽기에는 실제 사건이 있기때문에, 실제 피해자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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