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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존재 자체로 낙인이었어
오현세 지음 / 달콤한책 / 2022년 12월
평점 :
품절
지금 세상은 여자로서 살아가기에 쉽지 않다. 예전에 비해서 경제활동에 참여도도 높아졌고, 지위가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유리천정에 막혀 한계를 느끼게 된다. 지위가 많이 상승했다고는 하나 지금도 녹록치 않은데, 예전에는 얼마나 살아가기 힘들었을까. 또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쁜 글자에 '여(女)'가 들어가는지도 몰랐었다. 당시 글자를 만들 당시의 사람들의 인식들을 짐작케 한다.
남자들의 머릿속에는 자신과 동등한 인간으로서의 여자가 있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여자는 누구랄 것 없이 남자의 삶을 위한 노예이자 도구이며 남자를 유혹해 파탄으로 이끄는 존재일 뿐이라고 남자들이 믿었음을, 남자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나쁜 개념에 여(女)자를 낙인으로 사용했음을 알아야 합니다.(p.19)
어쩌면 더 무서운 것은 이런 의도에서 만들어진 글자를 오랜세월 살아오면서 우리는 세뇌를 당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 사피엔스(by 유발 하라리) >에서 보면 우리의 조상이었던 사피엔스가 네알데르탈린을 전멸시켰다고 한다. 튼튼하고 머리가 좋았으며 추위에 자라 견던던 네안데르탈린이 사피엔스의 맹공격을 버텨내지 못했던 이유를 언어로 들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세상을 정복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만 있는 고유한 언어 덕분이었다.(p.41, 『사피엔스 』)' 예로부터 피지배계급을 억압하고, 일제강점기에서도 우리민족을 억압하기 위한 방법이 글자를 탄압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언어가 우리 정신을 지배하는데 꽤 큰 영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문자에 좋지 않은 뜻에 여(女)를 사용했다는 것은 당시의 글자를 만들던 남자들의 인식 뿐 아니라, 여성들의 지위 또한 알 수 있다. 다만 여자가 남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남겨진 그림등을 찾을수 없어 알 수 없어 한쪽 시선으로만 논의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 책은 젠더갈등을 조장하기 위한 그런책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다지 기분은 좋지 않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여성이라는 자체가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할 수 없었던 존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들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문자에 새겨진 낙인을 바꿀 것은 이제 우리의 손으로 바통이 넘어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 후대의 여성이 더 잘 우뚝 서기 위해 우리의 존재가 '낙인'이 되지 않기를 더욱 노력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