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아, 엄마는 말이야 - 도담이에게 남기는 엄마이야기
도담맘앤파 지음 / Bud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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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워킹맘으로 바쁘게 살아가던 어느날, 몸에 이상이 생겼다. 조직검사를 위해 병원에 누워 있다보니 모처럼 쉬는 기분이 들어 예전에 가입했던 맘카페에 들러 세상 사는 이야기도 구경하고 자신의 이야기도 풀어놓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 에세이는 도담맘이 암을 치료하는 과정을 쓴건 아니다.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내고 있다. 다만, 투병중인 그녀다 보니, 그리고 어린 도담이가 있다 보니 좀 더 애틋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었다.

아침나절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책에 빠져드는 시간.. 담담한 도담맘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마치 내가 도담이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담이 엄마가 아프듯 나의 엄마도 오랜 세월 아파오셨다. 도담이는 어리고, 도담맘은 아직 젊은 사람이지만, 나는 어른이고 엄마는 이제 나이가 있으시다.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이 책에 담겨진 마음은 어찌 다를수 있을까. 몇년을 병원 약국에서 약을 타다가 처방전을 들고 근처 약국으로 갔던 날, 꿋꿋하게 받아들이리라 생각했지만 너무나도 친절하게 약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약사 선생님 덕분에 참아오던 눈물을 터트리고 말았었다. 나는 왜 그렇게 엄마에게 짜증을 부렸었을까... 라는 자책감이었을까...

엄마가 다니는 병원이 여러군데지만 나이들면 이곳 저곳 아프기 마련이야, 나도 한알 두알 약이 늘어가잖아라며 받아들이긴 해도, 때론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있다. 그럼 나도 모르게 그 감정이 표출되고 울어버리게 된다. 그럼 가족들도 덩달아 분위기가 다운되는데 특히나 딸아이는 할머니가 아픈 것보다 내가 슬퍼하는 모습에 더 운다. 도담이도 아직은 어리다 하지만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는 틀림없을테다.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꺼야라는 것은 그저 어른들의 생각뿐일테다.

" 내가 엄마를 고른 건데 뭘. 별 아기로 하늘에 있을 때 누구를 엄마로 할까 지켜보다가 엄마한테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내가 엄마한테 간 거야. 저를 낳아 주셔서 감사해요.(p.211) "라고 말하는 7살 도담이. 얼마나 의젓한지 말이다. 때론 수술후 요양원에서 회복중일때 외출 허락을 받고 도담이를 만나러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시간, 떨어지기 싫어서 울었지만 아빠와 "ABC" 초콜릿을 사러 씩씩하게 몸을 돌리던 도담이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그 모습을 상상하는 내게도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도담맘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나는 한번도 가족 중 누가 예상하지 못한 일로 이별을 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다. 그저 나이가 들어 이별을 할꺼라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흘러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에도 때론 마음 아프기도 하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는 딸아이 생각을 많이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엄마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내게 말을 안해도 엄마도 도담맘 같은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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