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악의 - 죽은 자의 일기 ㅣ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9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몽실북클럽 스토킹 도서

어느 고급 아파트에서 한 여성이 추락했다. 신고가 여러통 들어왔고, 그녀의 집으로 방문했을 때 70대 노인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피해자의 아들이자 투신자의 남편은 정치인 강호성이었다. 아내 주미란은 말기암 환자였고, 어머니는 치매 환자였다. 아마도 며느리 주미란이 시어머니를 죽이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판단했다. 하지만, 형사 팀장 서동현은 어머니의 사인에도 놀라지 않는 듯한 미심쩍은 행동으로 인해 강호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동현의 촉이 맞았다. 자신의 비리를 폭로하려던 아내를 막은 어머니가 그를 은밀하게 불렀다. 강호성은 어머니를 살해했고, 아직 살아 있는 아내를 창밖으로 던져 추락사로 위장했다.

정해연 작가의 < 홍학의 자리 >를 읽으면서 반전에 놀라움이 있었다. 편견때문에 그저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다가 결말을 보고 꽤 놀랐었다. 그래서 그 후에 읽었던 < 흑백합 >의 반전이 그다지 놀랍지 않았었다. 이 책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 붉은 손가락 >을 읽을때도 범인을 일찌감치 밝혔기에 강호성의 행적이 밝혀졌을 때도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다만, 이제 어떻게 그의 악행을 밝혀내느냐가 관건이었다.

강호성은 꽤 악마같은 사람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꽤 좋은 정치인으로 보이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죽음마저 그의 정치행로에 이용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수단이었다. 이 사실을 밝혀내려는 서동현은 여러가지로 진실에 다가갈수록 벽에 부닺히게 된다. 과연 강호성은 자신의 죄에 대한 댓가를 받게 될까.

현실이나 소설속에서나 권력을 가진 이들의 모습은 어찌 이리 닮았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비겁하고, 뻔뻔하고.. 이 소설의 결말이 통쾌하게 끝났으면 했는데, 그러는줄 알았는데 매끄럽지 못하게 막이 내려버렸다. 며칠 지나보니 사실 이 결말이 더 좋은것 같다. 통괘하게 완벽하게 결론이 나버렸다면, 현실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뜬구름을 잡을 것만 같다. 아직 우리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을까. 꼭 어떤 집단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악의를 가진 사람들을 정당하게 벌할 수 있을까. 어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말 같아서 더 괜찮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