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괴담 - 오류와 왜곡에 맞서는 박종인 기자의 역사 전쟁
박종인 지음 / 와이즈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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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글을 읽고도 읽는 이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에는 혼자 책을 읽고 혼자 사색했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같은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그렇게 토론을 하면서 타인을 이해하면서 생각의 깊이가 깊어지게 된다. 음... 내 생각의 깊이는 아직 얕은지도 모르겠지만...

물론 저자의 이야기를 100% 신뢰하지는 않는다. 예전의 나였다면 무조건적으로 믿었을지 모르겠지만 무언가 기록을 남기는 것(너무 광범위한가)은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옳겠다고 생각한다. 특히, 저자는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를 쓴 유홍준 교수를 오류학자라고 지적한다. 유홍준 교수는 "전설도 사람들이 믿으면 사실이 된다. 굳이 '전설에 따르면'이라고 붙일 이유가 없다."라고 많은 저작과 강연 그리고 저자와 전화통화에서 말을 했다고 한다. 어느 지역을 여행할 때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가 도움이 되었기에 유홍준 교수는 꽤 많이 신뢰하고 있었지만 "전설도 사람들이 믿으면 사실이 된다"라는 말은 좀 실망이다. 그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많은 증거들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어렸을 때 단군신화를 듣고서 믿었는데, 그것이 사실이 되는 것이겠는가.(비유가 적절했을라나?) 역사의 한줄이 읽는 이들의 서로 다르게 해석될 수는 있으나,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토론을 거치며 사실에 근접해가는 것은 별 문제가 없으나, 그것이 어떤 목적으로 인해서 훼손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된다. 마치 일본이 그들의 침략과 관련된 역사를 왜곡하듯이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16가지 이야기 중에 9장에 소개된 "베트남 호찌민이 <목민심서>를 읽었다고?"이야기는 괴담을 제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이라고 일컫는 사람은 물론 정치인들도 호찌민의 다산 정약용의 < 목민심서 >를 탐독하고 정약용을 존경했다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호찌민 박물관과 집무실에서 < 목민심서 >는 없을뿐더러 이 이야기가 나올때마다 항의를 받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왜 버젓이 거짓을 수정하지 않는 것일까.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된 것인 < 소설 목민심서 >가 시초라고 하는데, 언급이 소설에서 되었다고 해서 저자의 말의 신빙성을 더해준다. 소설은 소설일뿐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학창시절 배운 역사와 성인이 되고 흥미가 생겨 여기저기 책을 읽어본 결과 많은 것이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것 사실이다. 예전에는 광해군은 반정을 통해 쫓겨난 왕이라 그저 나쁜 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러 서적을 읽어보고 난 다음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진실이 막 신발을 신고 있을 때 거짓말은 지구를 반 바퀴 돌 수 있다(A lie can travel halfway around the world while the truth is putting on its shoes)"(p.14)라고 하는데 말하는 것 하나하나 신중을 기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인도 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퍼트리는 것은 정말 문제가 심각해진다. 거짓말은 진실보다 빠르고 금새 살이 붙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 맹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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