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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품절
예전에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배우고 혹은 듣자면 사실 훌륭하구나라는 정도만 생각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나라 잃은 백성이라면 당연히 독립운동을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진것 같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이다. 이제사 생각하면 독립운동이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자신이 없다. 군자금을 대는 역할을 할지언정 나서서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정말로 대단한 분들이다. 항상 감사해야 하고 존경을 보내야 하지 않을까.
딸아이가 어렸을 때,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간 적이 있다. 그때 단지동맹의 이야기를 듣고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손가락을 끊어 나라를 잃는 것만은 막겠다는 젊은이들의 의지 앞에 경건해질 수 밖에 없었다.
이 책에서 나는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앞두고 가족을 생각하는 점에 대해 유심히 보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한번도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사실 당시에 이토를 저격하고 나서 가족들의 겪었던 고초도 대단했다. 그것을 염두해 두고 가족을 하얼빈으로 데리고 왔는데, 거사일 보다 하루 늦게 도착했다. 가족들을 먼저 만났다면 과연 안중근은 이토를 저격할 수 있었을까. 안중근 의사의 큰아들은 5살이었는데도 조사를 받았다고 했고, 어린 나이에 누군가 준 음식을 먹고 사망했다고 한다. 독살 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아들과 딸은 "박문사"에서 안중근의사의 저격을 사과했다는 사건도 있었다고 하는데, 일제 강점기 내내 가족들을 얼마나 집요하게 감시하고 시달리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 후의 이야기를 좀 찾아서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