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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의 밤
블레이크 크라우치 지음, 이은주 옮김 / 푸른숲 / 2022년 9월
평점 :
옛날에 한창 유행했던 "그래! 결심했어"라는.. 인생극장이었던 것 같은데..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어느 한 쪽을 선택하면 한쪽은 포기할 수 밖에 없을 테다. 두가지 인생을 한꺼번에 살 수는 없으니까. 한가지를 선택하는 순간 다른 선택지는 사라져야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사라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세계관의 다른 우주들이 서로 나란하게 달리고 있을뿐이다. 하지만 그 중 하나가 그 선택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제이슨은 아내 다니엘라 아들 찰리와 함께 나름의 행복한 삶은 살고 있다. 제이슨과 다니엘라는 결혼을 선택함으로써 성공가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있었다. 어느날 제이슨은 게이샤 가면을 쓰고 총을 겨눈 괴한에게 납치를 당한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제이슨이 깨어났을때 세상은 바뀌어 있다. 이곳을 벗어나서 가족들에게 돌아가야 한다. 집으로 돌아갔을때.. 뭔가 낯설다. 문제가 있는 것 같아 다니엘라에게 전화해봤지만, 다른 사람이 받는다. 아들 찰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제이슨은 이 세계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깨달았다. 이 곳의 다니엘라는 15년전 헤어졌던 그녀다. 각자의 길을 걸었던. 제이슨은 과연 자신에게 도둑맞은 삶을 되찾을 수 있을까.
제이슨이 자신의 삶을 되찾고자하는 여정이 시작된다. 그가 도착했던 많은 세계에서 자신은 이미 죽었거나, 다니엘라 죽어가고 있거나 다른 사람과 결혼하기도 했다. 제이슨은 원래의 삶을 되찾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가 또 간과했던 사실 중 하나는 자신의 삶을 되찾기 위한 선택을 하면서 수많은 제이슨들이 생겨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 그는 자신의 삶을 훔친 제이슨과 또 다른 제이슨들과 대적해야 한다. 과연 나는 내가 맞는 것일까. 제이슨 본인은 살아남을 수는 있는 것일까.
꽤 긴박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섣불리 손을 놓을수가 없다. 계속해서 증식되는 것 같은 제이슨들은 마치 좀비와도 같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탓하랴. 그저 자신의 삶을 가족을 찾고 싶어 하는 또 다른 제이슨일 뿐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 않은 길의 끝에 놓인 삶이 탐나 나를 납치하다니. 어찌보면 자신의 인생에서 최대빌런은 스스로가 아닐까 싶다. 하나도 포기 하지 않으려 손에 사탕을 가득 쥐고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는 없다. 적당히 몇개의 사탕을 포기한다면 결국에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