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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브레스트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3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3년 3월
평점 :
해리 홀레 세번째 이야기이다. 첫번째 이야기 < 박쥐 >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배경으로, 두번째 이야기 < 바퀴벌레 >는 태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드디어 해리가 오슬로로 돌아왔다. 아마도 그래서, < 레드브레스트 >, < 네메시스 >, < 데빌스 스타 >, 3편을 묶어서 '오슬로 3부작'이라고 하는지.. 딱히 3권이 이어지는 느낌은 없는데 말이다.
특히나, 이 이야기는 해리이야기가 다 그렇듯 700여페이지에 달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 때문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요 네스뵈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집중을 하게 만들지만 말이다. 처음 읽었을때는 이야기에 나를 맡기고 읽었었지만, 이번에는 해리 주변 인물들도 좀 찬찬히 들여다 보고자 주요 등장인물들을 메모를 하면서 읽었는데, 꽤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이번 이야기에서 주목해야하는 인물이 2명이 등장하는데 엘렌 예텐과 라켈 페우케이다.
엘렌은 방콕에서 해리가 돌아왔을때 그의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녀가 나서서 해리가 술에 빠지지 않도록 무척 신경을 썼었다. 너에게 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리는 말했지만 엘렌은 강력반 최고의 형사이고, 그 경험을 흡수하고 싶었을 뿐이라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었다. 물론 해리 입장에서 말도 안된다는 것이지 둘의 케미는 꽤 좋은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엘렌에게도 해리는 많이 의지를 하고 있는것 같다. 경찰내에서 둘의 사이를 의심할 정도였다. 엘렌이 범죄의 희생되었을 때, 해리가 대답하지 않는 그녀의 집에 전화를 걸어 자동응답기에 통화를 하는 모습은 참 마음아프게 한다.
해리의 연인인 라켈은 여기서 처음 등장한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신드레 페우케의 딸인 라켈은 남편의 알콜중독과 폭행으로 노르웨이에 돌아온 상태이다. 그녀 또한 아들 올레그의 양육권 문제로 여러모로 골치가 아픈 상황이다. 해리가 그녀에게 호감을 느끼듯 나도 재독을 시작하면서 라켈을 다시 만나서 너무나도 좋다. 그리고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이, 해리의 아픈 손가락이 되어버린 동료를 사망케 했던 음주운전 추격사건에 대해서 라켈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 당사자가 해리라는 것은 모르고 그 사건에 대해서만 알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다가 다시 읽을때는 새로 눈에 띄는 것들이 많다.
이 이야기가 다루는 주된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전쟁에 참여했던 젊은이들에 얽힌 이야기이다. 세계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 상황에서 독일과 소련 사이에 있던 노르웨이의 상황을 안다면 더 흥미있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간혹 인종차별에 관해서도 등장하는데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 전쟁에 참전했던 젊은이들의 긴박했던 상황들이 참 안타까울 뿐이다. 왜 어떤 이유에서 심판을 해야했는지는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내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지만, 죽음의 사선을 넘나들던 그들을 생각하면 어렴풋이 이해가 될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