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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12 - 제4부 동트는 광야 ㅣ 조정래 대하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 읽었을 때는 참 마음이 아팠는데... 오늘은 조금 괜찮아서 다행이다. 아마도 처음 읽었을때는 당혹스럽다고 해야할까.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당황했었으리라.. 항상 우리의 아픈 과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실제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치 못했던 탓일테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떤일이 벌어질지 미리 짐작하고 있으니 좀 완화되는 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
패망이 짙어지던 일본은 우리들에게 더 악랄하게 군다. 징용이든, 위안부든, 학도병이든 간에.. 그리고 그들에게 약속된 임금도 기간도 지키지 않는다. 2년만 채우자며 왔던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의식주도 제공받지 못했고, 임금은 거의 다 착취당했고, 조금만 거슬리면 가해지는 폭행.. 결국엔 그들의 만행을 감추기 위해 많은 조선 사람들을 그대도 생매장 시키기도 했었다. 그 생지옥 같은 곳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문득, 지금 살아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생각났다. 이렇게 글로만 읽어도 진저리가 쳐지고 소름이 돋는데, 어떻게 견뎌 오신 것일까.
< 태백산맥 >은 일본에서도 번역되었다고, 작가의 사진 에세이 < 길 >에서도 봤었는데... < 아리랑 >은 일본에서도 번역되었을까? 그 부분에서는 기억이 없네. 너무 휙휙 지나갔었을까. 아니면 번역되지 않았을까. 이 책은 우리뿐만 아니라 일본사람들도 읽어야 한다고 본다. 이 이야기를 읽고도 느끼는 바가 없다면 냉혈한이 분명할 터이다.
일본은 전쟁의 막바지에 조선사람들을 총알받이로 투입을 했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조국을 등지고 만주로 떠났던 이들이 드디어 그리던 고국땅으로 돌아오기 위해 짐을 쌌다. 강제 징용을 당했던 가족들은 해방 소식을 듣는다면 고향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 길은 너무나도 멀고, 험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