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후 너는 죽는다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ㅣ 밀리언셀러 클럽 9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몽실북클럽 9월 스토킹 도서

이 책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 13계단 >이나 < 제노사이드 >를 재밌게 읽고, 민음사 패밀리 데이때 구입을 했....다. 사실 그 기억은 자신이 없지만... 맞는것 같다. 한창 책을 사던 시기는 지났었던 때라서.. 그저 저자의 이름을 보고, 제목이 흥미로워서 구입을 했었는데.. 그리고 거기까지였다. 이번 스토킹 작가로 다카노가 선정되기 전까지 책장에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왜 홀대했을까. 작가의 이름을 믿고 샀으면 당연히 읽었어야 했는데.. 사람 심리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이 책은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시간의 마법사」, 「사랑에 빠지면 안 되는 날」, 「돌 하우스 댄서」, 「3시간 후 나는 죽는다」, 「미래의 일기장」의 6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뒷표지에 "초능력을 소재로 정교한 미스터리를 결합한 신감각 추리 단편집"이라고 나왔기에 단편집이라 굳게 믿고 읽어나갔다. 그런데, 교묘하게 모든 이야기는 야마하 케이시라는 인물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그는 등장조차 하지 않고, 이름도 언급이 되지 않았지만 책을 읽고 있는 독자라면 분명 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제일 첫편 「6시간 후 너는 죽는다」와 「3시간 후 나는 죽는다」에서는 미오와 케이시가 재등장한다. 그래서 그냥 나는 이 소설은 장편소설이라고 생각할란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은 어느 작품이든 읽기 시작하면 결코 멈출 수 없다"라는 미미여사(미야베 미유키)의 말처럼 이 책은 정말 재밌다. 어느날 갑작스레 다가온 한 남자가 대뜸 미오에게 말한다. "여섯 시간 뒤, 당신 죽어". 이런 망할.. 예언이고 뭐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피식'하고 비웃음 한번 날리고 가버릴것 같다. 미오도 믿지는 않았다. 이건 뭐 개 풀뜯어 먹는 소리도 아니고.. 하지만, 친구가 지금 약속을 잊어서 어차피 바람 맞는다라는 케이시의 말이 현실이 되자 여섯시간 후 죽는다는 말을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다. 케이시는 다른 사람의 미래는 보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는 볼 수 없기에 스스로 탐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심리학 전공을 하게 된다. 남들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라는 것은 어쩌면 흥미로워 보이겠지만 상대방이 죽거나 불행한 일을 겪는 것을 보게 된다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케이시는 어차피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3시간 후 나는 죽는다」에서 다시 만난 미오와 케이시는 미오의 미래를 통해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만약 그 자리에 있던 150명가량의 사람들도 함께 화재로 죽게될것이라는 것만 아니었다면 케이시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을꺼 같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의 위험을 그냥 보고 넘어갈 수 없었다. 아마도 케이시를 살리고픈 미오의 마음이 더욱더 강하게 작용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일어나게 될 일은 현재의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렇게 흘러만 가는 것일까.

그런데 다카노는 마지막 에필로그 「미래의 일기장」에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일기장에 미래를 써 넣을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p.364)" 라는 메세지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아무리 운명대로 흘러간다고 하지만 나비의 날개짓이 다른 쪽에서 태풍의 바람이 되듯이, 현재의 자신의 조그만 변화가 운명을 바꿀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일테니까. 그저 주변 환경을 탓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일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