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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전화
야쿠마루 가쿠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3월
평점 :
아사쿠라는 3년전 비리혐의로 경찰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이혼을 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 어느날,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무말도 없이 툭 끊어진 저편으로 '아빠...?'하고 여자아이가 말한 것 같았다. 이혼한 아내 나오미에게 전화해서 딸아이에 대해 물었지만 딸은 친구들과 디즈니랜드에 갔다고 한다. 하지만 사실과 달랐다. 딸아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받게된 익명의 전화. 딸 아즈사는 유괴되었다. 범인들은 1억원의 몸값을 요구했고, 경찰에는 알리지 말라고 했다. 아사쿠라와 나오미 모두 전직 경찰이었지만 경찰을 믿지 못하는 아사쿠라가 몸값을 건넬때 범인을 쫓자며 숨막히는 추격전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1억원은 마약과 바꿔치기가 되었고, 나오미에게는 아사쿠라와 연락하지 말 것을 종용하고 아사쿠라에게는 3년전 그가 은밀이 조사하던 사건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게 된다.
음.. 이 소설의 아쉬운점 중 하나는... 돈을 표현할 때 '원'으로 표시했다는 점이다. 어떤 이의 리뷰에 이 점을 지적했는데, 솔직히 몰입에 방해만 되지 않는다면 괜찮다 싶었지만... 방해가 된다.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화폐의 단위가 '엔'이 아닌 '원'이라는 점가 '카카오톡'이라는 메신저 창은 어딘가 모르게 이야기의 흐름을 껄끄럽게 한다. 아예 주인공들 모두 이름을 바꾼다거나 지명을 바꾼다거나 - 이러면 일이 커지겠군 -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니 간만 못한 꼴이 되어버린 듯 싶다.
당시 사건의 의심점을 품고 조사하려던 형사가 되레 비리 혐의를 받고 쫓겨나다시피한 경우는 뭐, 소설에 자주 등장도 하지만 현실세계라고 다를까. 이른바 힘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엄한 힘없는 사람들만을 희생시킨다는 점이 참 씁쓸하다. 언제쯤 세상을 공정해질 수 있을까. 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마땅한 벌을 받게 되는 세상이 오게 될지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