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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평점 :
무척이나 기다렸던 해리 홀레 시리즈 12번째 이야기 < 칼 >
해리 홀레 시리즈는 갈수록 분량이 두꺼워진다.이번에도 680여페이지를 자랑하는 볼륨감을 보인다. 초반에 읽게되면 오래 읽을 수 있어 흐뭇하다가 읽어나가면서 자꾸만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던 이야기였는데... 늦은 밤, 드디어 새로운 신간 해리를 만났다고 기쁜 마음에 읽어나가다가 뜻밖의 사건을 만났다.
"라켈이 죽었어, 해리"(p.82)
아... 정말로 칼들고 작가를 찾아가려고 했다. 어떻게 해리한테 이렇게 매정할수 있을까. 해리에게 라켈은 어떤 의미인지 알면서, 해리를 이렇게 벼랑끝으로 몰아갈수가 있는지... 독자가 이렇게 이야기와 등장인물에 동화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요 네스뵈의 필력은 물론 그의 글의 흡인력이 대단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해리 홀레 시리즈의 첫 작품 < 박쥐 >에 이어 이번 책 < 칼 >은 작가 요 네스뵈에게 두번째 리버튼상을 안겼다. 솔직히 내게 < 박쥐 >는 그리 녹록치 않았던 작품이었다. 그해 최고의 노르웨이 스릴러에 주는 리버튼상을 받은 < 박쥐 >는 강렬한 인상을 주지는 못했다. 아마도 그때 포기했었다면, 지금의 이 대단한 이야기 < 칼 >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번째 도전에서 성공했고, 지금의 여기에서 < 칼 >을 읽고 너무나도 뿌듯해하고 있다. 라켈을 잃고 슬픔에 빠진 해리가 너무나도 마음 아프지만, 이 책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었다. 당연히 라켈을 죽인 사람은 성폭행범 스베인 핀네여야만 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해리가 그를 잡을 것인가 눈에 힘을 주고 보고 있었지만 핀네는 당당히 걸어서 경찰서를 나갔다. 절망에 빠진 해리.. 내게는 50페이지씩 표시를 해가며 읽는 버릇이 있었다. 표시를 옮기면서 보았던, "네가 라켈을 죽였으니까"라는 글을 보면서 범인을 확인했다. 헉! 순간 돋는 소름. 어찌 요네스뵈는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이야기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끌려다니면서 읽는 나로서는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그나저나 극한으로 불행을 안고 살아가는 해리는 앞으로 라켈을 마음에 묻은채 또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 13편이 국내에 출간되기 전에 다시 한번 해리 홀레 시리즈를 정주행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