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곽재식 지음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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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SF 소설집

음.. 항상 소설집을 읽을때 나만을 위한 변명. 나는 단편에 약하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건지는 몇가지 이야기가 있다. 건진다라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공감하고 이해하는 이야기가 늘수록 단편소설에도 더이상 거부감이 없어지는 것이 나름 뿌듯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은 이 행성이 '태양 제3 행성'이며 지구라는 느낌이 확 오는 순간부터 꽤 호기심이 갔다. 여기서 '사람'이라는 생물은 식물과 세균에 기생해서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의 일종이라고 명한다. 내 학생들과 우주에 관한 수업을 하면 늘상 하는 이야기가 이 광활한 우주의 어딘가 모를 외계인에 대해서이다. 만약, 그들이 지구에 온다면 우리는 친하게 지내야 할까, 니네 별로 돌아가야 할까라고 묻는다. 지구까지 찾아올 정도의 기술이 발달할 정도라면 우리는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 않나라는 것이 대부분의 아이들의 의견이다. 나도 더불어서 말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헌혈을 홍보하는 소설을 하나 써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실행으로 옮겨본 소설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가끔은 작가가 의도했던 이야기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도 이야기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한다.

특히나 10편의 이야기들 중에서 무척이나 공감했던 이야기는 「슈퍼 사이버 펑크 120분」이다. '정보 이용 세금 정산 보고서'를 체출하라는 전화. 오늘까지인데 2시간 후에 업무 마감이므로 2시간내로 보내주면 된다고 한다.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법령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처음에는 느긋하게 시작을 했지만 왜 이리 서류 서식은 홈페이지에서 찾기가 어려우며, 뭘 그리 설치하라는게 많은건지.. 바쁠수록 천천히 쉬어가야 하는 것인지. 꼭 바쁠때 인터넷 연결도 더디고, 키도 안먹고, 멀쩡하던 프린터는 문제가 생기고..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나만 겪는 상황이 아니라는게 다행스럽기까지 했다.

띠지에서부터 SF소설집이라고 했었는데, 몇몇 작품은 SF와는 상관없고, 정말로 생활밀착형 같아 공감백배되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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