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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의 신부 - 왕자 이언과 무녀 부용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평점 :
조선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았던 1897년 5월 22일, 예술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레 "코레아의 신부"가 초연되었다. 과거의 서양무대에서 등장했던 우리나라의 이야기들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역사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그들도 본국으로 돌아가서 동양의 코레아라는 나라를 소개했을 텐데, 왜 이런 점이 신기하게 여겨지는지.. 이 소설은 하인리히 레켈리 쓴 리브레토(대본, 혹은 줄거리)를 토대로 재창조된 소설이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1895년 하인리히 레겔이 대본을 쓰고, 빈 궁정 오페라하우스 악단장이었던 요제프 바이어가 작곡을 하여 5년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기적으로 공연된 명작이었다.(p.7) 아마도 레켈은 당시 조선을 방문했었던 인물이라고 여겨진다. 망국으로 치닫는 조선을 바라보는 외국인들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조선의 왕자 이언. 그리고 그가 사랑한 장악원 기생 부용. 기생은 왕자의 정실부인이 될 수 없었다. 이언은 본부인을 맞이하고 나면 꼭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너와 함께 하겠다 부용에게 말한다. 하지만 이들의 애틋한 사랑은 행복한 결말을 맺지는 못한다. 조선은 풍전등화와 같던 시대를 질주하고 있었다. 틈틈히 조선을 차지하려는 일본의 야욕 앞에 이 연인은 행복할 수만은 없었다. 더군다나 이언은 조선의 왕자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조선을 구해내야만 했다. 당시 조선을 바라보는 많은 주변국들도 망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왜 몰랐겠는가. 일본의 야욕은 넘쳐났고, 조선의 앞날은 불안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민초들도 일어나는 판국에 조선의 왕자로서 앞장설 수 밖에 없을 터였다. 이 이야기의 끝에 이르렀을 때, 어딘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생각났었다.
실제로 발레극 "코레이의 신부"도 왕자와 궁녀의 비극적 사랑을 다뤘다고 한다. 또한 당시 유명한 발레도 2년밖에 공연을 하지 않았지만 "코레아의 신부"는 5년이나 공연을 했다고 한다. 이 작품이 장기 흥행하며 '코레아'에 대한 당대 유럽인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도 높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이렇게 소설로 만나보니 굉장히 또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