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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드 파이퍼
네빌 슈트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2년 3월
평점 :
70대 영국인 노인 시드니 하워드. 그는 전쟁에 참전한 아들 존이 전사하자 실의에 빠진다.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는 프랑스로 낚시 여행을 떠난다. 전쟁중에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리 독일이 빨리 진격해 올지 예상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하워드는 귀국을 서둘르는 그때, 호텔에서 만난 부부가 자신의 아이들을 영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을 한다. 고민끝에 그는 두 아이들을 맡게 된다. 별 무리 없이 갈 수 있으리라 여겨졌던 귀국길은 자꾸만 늦춰지면서 영국으로 데려가달라고 부탁받은 아이들도, 그리고 전쟁통에 홀로된 아이들도 외면치 못하고 일행으로 받아들인다. 처음엔 이 책의 제목이 왜 "파이드 파이퍼"인가 했는데, 소설을 읽어나가면서 알게 되었다.
문득, 지금 전쟁속에 있는 우크라이나의 초반 상황이 떠올랐다. 전쟁을 피해 피난을 가는 상황속에 도무지 떠날 여력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간단한 짐을 챙겨 홀로 떠나보내거나, 모르는 사람들에게 국경을 넘게 부탁하는 부모들.. 그리고 아이들 등에 이름과 연락처를 쓰는 그 마음들이 이랬을까. 과연 전쟁은 누구를 위해서 일어나는 것일까. 그 속에 많은 사람들 속에서 홀로 남겨지는 아이들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하워드 같은 이들이 있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전쟁은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 패자만 있는 것 같다. 과연 그들의 손에 얻게 되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런 일들을 벌이게 되는 것일까. 그 참혹함 가운데서 또 새롭게 희망이 피어남을 알 수 있게 하는 이 < 파이드 파이퍼 >는 참 따듯하고 고마운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