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있어요 라임 청소년 문학 54
일라나 캉탱 지음, 김자연 옮김 / 라임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때까지는 교내에서 벌어지는 일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참을만큼 참았었다. 남학생 기숙사는 11시까지 출입이 가능했지만 여학생 기수가는 9시까지였다. 게다가 남자 핸드볼 팀의 원정경기는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지만 훨씬 성적도 좋은 여자 육상 선수들에게는 알아서 원정 경비 비용을 마련하라고 했다. 더군다나 여성 인권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자 시민 운동가였던 '올랭프 드 구주'에게서 학교 이름을 따왔다는 사실을 보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것 같다.

신문동아리 기자 라셸은 마르탱으로부터 아멜린 브리양 이야기를 들었다. 2주전 남자애가 장난이랍시고 엉덩이를 만졌고, 선생님은 못 봤다고 그냥 넘어가셨고, 남자아이들은 아멜린을 '난잡한 애' 취급을 했고, 급기야 학생 식당에서 3학년 남학생이 아멜린에게 '그런 걸 좋아하는 아이'라고 놀려서 아멜린이 그 남학생을 흠씬 패버렸다. 그녀를 조롱했던 남자아이들은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고, 아멜린의 폭력을 문제삼은 선도위원회에서 그녀를 전학조치 결정을 내렸다. 라셸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는 '페미니즘'에 대한 청소년 소설이다. 나는 여성이면서 페미니즘에 대한 것도 그리고 관심도 그리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쩜 어떤 조직에서 일을 하고 있다면 깊이 생각해봤을 문제들일텐데 프리랜서로 일하고 직업상 여성을 더 선호하기 때문인지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여기 나오는 수업을 거부하는 그리고 학교를 점거하는 아이들 주변에서 그냥 방관하고 있는 그런 존재였던 것만 같아서 이 책을 덮을 때는 나에 대해서 참 반성을 많이 했다. 지금 바로 바뀌지 않더라도 계속에서 목소리를 내야 할 것 같다.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성별로, 학력으로 지역으로 끝없이 이 시대의 차별은 팽배해질 것이다. 더불어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내 자신도 반성하게 만들어 주기도 했고, 누구나 꼭 한번쯤은 읽어 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